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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이름: 액팅라


등록일: 2019-10-17 13:01
조회수: 205 / 추천수: 0




제주도는 지리적으로 화산암반지대로 비가 오면 거의 대부분이 땅으로 흡수 됩니다. 

그래서 2~300mm의 비도 별거 아닐 때가 많죠. 그런데 땅에 흡수 안 되고 하천으로 해서 바다까지 내려가기도 하는데 하천의 물이 불어났다가 조금씩 말라가면서 상류의 여러 연못들이 생기는데 이를 제주도 방언으로 '소'라고 합니다. 해방 이전까지의 제주도 사람들은 이 '소'를 식수원으로 했습니다.

그 중 제주시 도평동에 있는 검은 소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이 검은 소라는 이유는 소의 수심이 깊고 검게 보기 때문인데, 그 이유인지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가기 꺼려합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이 많이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이 이야기는 저희 작은 아버지와 제가(당시 중학교 1학년) 목격한 것으로 실제로 제가 빙의되어 죽을 뻔 한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탈곡기와 보리를 익혀주는 곳이 많았지만 옛날에는 아스팔트 위에 깔아 햇빛에 말렸는데 이 작업을 하면 상의가 축축이 젖었었습니다.

그럴 때면 작은 아버지와 인근 하천의 소를 찾아 멱을 감곤 했는데, 하루는 인근 소를 찾다가 검은 소 하류 부근에서 멱을 감는데 작은 아버지가 한눈 판 사이에 제가 없어 졌다고 합니다.

저도 멱을 감던 기억은 나는데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검은 소 앞까지 갔던 것입니다. 작은 아버지도 한참을 찾다가 저를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고 하대요. 제가 눈을 뒤집고 돌아봤다는데, 전 기억이 없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저희 할머니가 저를 데리고 유명한 신방(제주도 무당)을 찾아가서 액막이굿을 했는데, 액막이 안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유인즉,
바로 제 옆에 처녀귀신이 붙어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신방이 귀신에게 물어보길 무슨 한이 있냐고 물어보았고, 신방의 입에선 귀신이 하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귀신에 의하면, 자기도 옛날에 중산간 마을로 식게(제사의 제주 방언)먹고 오다가 귀신한테 홀려 빠져 죽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빠져서 죽은 사람이 99명이고, 제가 죽으면 100명째라는 것.
제가 죽어 귀신이 되면 나머지 귀신들은 그 소에서 풀려나 자유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귀신이 되면 앞으로 또 100명을 홀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곳을 못 벗어나는 귀신들이 왜 사람을 홀릴까 하는 것은 바로 거기 사는 귀신들의 자식들이 차린 식게도 못 먹으러 가기에 하도 원통해서 지나가는 사람 홀린다고 하더라고요. 

이유야 어쨌든 저를 살리기 위해, 앞으로의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그 소 찾아가서 굿도 하고 액막이도 했습니다. 덕분인지 저는 아직 살아서 이 글을 쓰고 있지요.

그 후, 지하수 관정이 많이 뚫리는 바람에 소의 수심이 아주 낮아져서 사고도 많이 줄은 상태입니다.

21년이 지난 지금, 저는 이 지역 주민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소 근처로 올레길이 났더군요.

그런데 어느 날 괴이한 소문이 들렸습니다.

한 여자 올레꾼이 근처를 지나다가 여자 울음소리에 끌려 그 소로 가다가 갑자기 신발이 벗겨지는 바람에 정신을 깨보니 절벽 바로 앞에 있어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로 올레꾼들 사이에서는 절대 오후 4시 이후로는 혼자 다니지 말라고 소문이 났었습니다. 

저는 경험자이기에 진상을 파악하고자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더군요. 그 무시무시한 연못이 아니라 하나의 그림 같았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공포는 어둡고 으스스한 곳보다는 정신을 혼미하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것이 더 치명적으로 다가 올 수 있다는 겁니다.

아직도 저녁 늦게 그곳을 지나면 귀신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들 합니다.

[ 주소복사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fear&no=78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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