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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의여자
이름: 국민거포박병호


등록일: 2020-01-06 17:09
조회수: 112 / 추천수: 0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의 강가에 위치한 외삼촌댁에 놀러갔습니다.
하지만 또래 아이들이 없어서 하루 종일 심심했고,
밤에 어른들이 술 마시는 틈을 타서 잠시 강가에 놀러 나갔습니다.

강가를 산책하는 도중 저 앞에 시커먼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살짝 놀랐지만 자세히 보니 웅크리고 앉은 여자아이였습니다.

4~5살 정도 되었을까요?
밤에 어린아이 혼자 있으니 길을 잃은 아이라고 생각되어 말을 걸었습니다.

"꼬마야? 밤늦게 혼자 돌아다니면 안 돼."
"……."

"응?"
"……."

제가 말을 걸어도 여자아이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워낙 어서 말을 제대로 못하거나, 낯을 가리나 싶어서
최대한 웃으며 말을 걸었습니다.

"부모님이 걱정하시잖아. 얼른 돌아가야지."

그때였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아이가
갑자기 고개를 휙 돌려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이윽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오빠 어디 살아?"
"응?"

"나, 여기 안살아."
"그럼?"

"우리 엄마아빠도 여기 안살아. 없어."
"응?"

저처럼 놀러 온 아이였나 봅니다.
길을 잃은 것 같았는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침착했습니다.

"나도 여기가 아냐."

갑자기 아이가 강가로 뛰어 들었습니다.
저런 아이가 뛰어들 정도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아이를 찾으러 강에 뛰어들려 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누군가 제 뒷덜미를 잡았고, 저는 뒤로 끌려갔습니다.

외삼촌이었습니다.

"삼촌?"
"너 뭐하려고 그랬어?"

뜻밖에도 삼촌은 무척이나 화가 난 표정이었습니다.

"너 미쳤어? 거길 왜 들어갈려고 해!"
"아니, 난 그냥……."

저는 여자아이와의 일을 설명했고,
그런 작은 아이가 겁 없이 들어갈 정도면 깊지도 않을 게 아니냐고 변명했습니다.

외삼촌은 제 이야기를 듣는 내내 놀란 표정이시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변에서 긴 장대를 하나 찾아 강으로 던졌습니다.

저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외삼촌의 키보다 높은 긴 장대가 그대로 들어가 버리더니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아이가 말한, 여기 살지 않는다는 말은
이 세상에 살지 않다는 뜻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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