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책임투자' ESG 채권시장 커진다
기사작성: 2020-12-04 12:06:00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ESG채권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올해 국내시장에선 39조3000억원의 ESG채권이 발행됐다.
2018년에는 연간 발행량이 1조3000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300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시장에서도 ESG채권 발행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글로벌 ESG채권 발행금액은 2800억달러(305조320억원)다.
지난 한 해 동안 3016억달러(328조원)를 조달한 가운데 올해 전체 발행량은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장에선 지난해부터 ESG채권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 주도형 '한국형 그린 뉴딜'이 추진됨에 따라 ESG투자에 대한 정부 기관과 금융기관들의 투자심리가 확대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운용기금의 50%를 2년 내 ESG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공 투자기관들도 ESG투자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원화로 ESG채권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장의 수요가 크지 않았을 때는 달러나 유로로 자금을 조달해 원화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국내 수요만으로도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최근엔 부산은행이 지방은행으로선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원화ESG채권 발행에 나섰고, 한국전력도 2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원화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ESG채권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초기 단계인 만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는 '한국 ESG채권시장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컨퍼런스를 열고 국내 ESG채권 시장은 발행주체들의 사회적채권 발행 쏠림 현상이 극심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SG채권은 녹색채권, 지속가능채권, 사회적채권으로 구분되는데 올해 녹색채권 발행건수는 1건에 불과했으며 지난 8월 말 기준 발행 비율을 보면 사회적채권이 37조5000억원, 지속가능채권 1조7000억원, 녹색채권 1000억원 등에 그쳤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국내 시장에선 인증 주체가 없어 발행기업이 ESG채권이라고 스스로 선언을 한 뒤 자금 조달에 나서는 구조다.
ESG 적격인증기관으로 국내 대형 회계법인들이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회계법인이 ESG에 대한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지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매우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ESG채권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나오면 대부분 인정해주는 분위기"라며 "해외에선 제3의 기관이 인증을 나설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뚜렷한 인증 주체가 없다는 점은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발행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외부인증비용과 거래소 상장 비용에 혜택을 주거나, 발행 절차 등을 간소화해 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도 ESG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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