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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①]정다빈이 깨부순 '인간수업'의 벽
기사작성: 2020-05-23 08:00:00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인간수업'이라는 벽을 넘어선 정다빈이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의 시작을 알렸다.


불안한 자아와 위태로운 상황에 휩쓸려 잘못된 길에 들어선 비행 청소년.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거듭난 후 첫 작품부터 본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인물을 만난 정다빈은 '인간수업', 그리고 민희라는 높은 벽을 마주했다.
정다빈이 찾아낸 해결책은 그 벽에 정면돌파하는 것. 그는 민희에게 공감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 끝에 자신만의 민희를 만들어냈고, 높은 벽을 깨부술 수 있었다.


넷플릭스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다.
정다빈은 돈 없이는 화려한 외모, 잘나가는 남친, 친구들의 관심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 틀린 답을 선택하는 민희 역을 맡았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진행됐다.



이하 정다빈과 일문일답


Q. 호평받는 소감이 어떤가.


기분이 너무 좋다.
내용이 재미있기만 한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찝찝한 마음이 드는 건 저도 똑같다.
이 작품을 통해 이런 이슈에 경각심을 가지고 많은 분이 사회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봐 주셨으면 좋겠다.


Q. 호평을 예상했나.


예상하지는 못했다.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저희 모두 캐릭터와 반대되는 입장이었고,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 벽을 깨기 위한 과정이 길었다.
벽을 깨는 데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이렇게 하면 잘해 보일 거야 하는 생각보다는 그 순간에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기 위해 노력했다.
감독님, 선배님들도 많이 믿어주셨다.
그 에너지가 잘 나와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Q. 민희라는 인물을 어떻게 선택하게 됐나.


모든 배우가 오디션을 통해 결정됐다.
오디션이 세 차례 있었는데, 처음에 오디션을 보는 과정에서 무슨 내용인지, 어떤 역할인지 듣지 못한 상태에서 연기를 했다.
대본을 보고나니 충격적이고 놀라웠다.
대본을 받았을 때 제가 성인이 된 지 두 달밖에 안 된 시기여서 다시 한 번 내 학교생활은 어땠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내용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 걸까 물음표를 남기면서 봤다.
대본을 곱씹으면서 이 작품이 하고 싶은 얘기를 느끼면서 부담감과 책임감이 공존한 상태에서 촬영에 임했다.



Q. 오디션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줬나.


감독님이 영상 오디션을 보고 '애기가 보냈네'라고 느끼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궁금해서 두 번째 오디션을 부르셨다고 했다.
두 번째 오디션을 볼 때 화장실에서 감독님을 마주쳤는데, 너무 긴장해서 인사를 제대로 못 했다.
감독님이 오디션장에서 쟨 인사 안 했으니까 보내라고 하셨다.
그걸 듣고 긴장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디션에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그걸 강단 있게 봐주신 것 같다.
감독님이 대본을 주시면서 '처음에 너를 봤을 때부터 민희였어'라고 해주셨다.
겉으로 봤을 때는 차갑고 센 이미지가 있는데 말을 해보면 아이 같은 순수함도 있다고 느끼신 것 같다.


Q. 본인의 10대는 어땠나.


평범한 일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과는 조금 다르게 어렸을 때부터 일을 했기 때문에 친구들의 도움, 어른들의 관심이 컸다.
저를 돌아보기도 했고, 동생에게도 많이 물어봤다.
현실에서 있을 법하지만 사실 쉽게 있지 않고, 있더라도 저희가 모르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Q. 대본을 보고 부모님이 놀라셨다고. 걱정은 없으셨나.


원래 작품을 처음 시작할 때 부모님과 같이 대본을 보고 얘기를 많이 나눈다.
이번 작품은 제가 성인이 되고 첫 주연 작품이기 때문에 조금의 고민도 있었고 부담감도 확실히 있었다.
기존에 해보지 않은 역할이다 보니까. 저랑은 너무 반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제가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니까 그때부터 더 관심을 가져주셨다.
부모님도 사회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신 것 같다.
저를 많이 응원해주셨다.



Q. 민희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내려고 했나.


캐릭터의 상황에 공감하려고 했고, 이해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이해를 하려고 해도 되지 않더라. 사실 모든 캐릭터가 이해가 되지 않았고, 공감도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상황에 빠져 생각했을 때 이 18살 아이는 왜 이렇게 행동을 했을까 했다.
정다빈의 시선을 빼려고 했다.
'민희라면 이렇게 했을 거야'라고 열어놓고 단정 짓지 않으려고 했다.
감독님도 같이 답을 찾아 주시되 답을 주시지는 않았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길을 잡는 데에 민수 선배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또 민희가 불쌍하고 연민이 가득한 시선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미화시키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서 불쌍하게 보이지 않게끔, 더 사실적으로 세게 연기하려고 했다.
사람들은 이중성을 가지고 있고,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나아갈까 고민했다.


Q. 이실장(최민수 분)과의 서사가 불편하다는 시각도 있다.


촬영할 때도 인지하고 있던 부분이다.
형용할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은 절대 아니다.
그냥 의지하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그 상황에서 나를 가장 잘 알아주고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이실장이라고 느낀 것 같다.
그래서 그런 행동이 나왔고, 내가 챙겨주고 싶은 사람, 내가 챙김 받고 싶은 사람이 된 것 같다.


Q. 최민수에게 조언을 들은 부분이 있다면.


믿고 맡기라고, 해볼 수 있는 거 다 해봤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감독님도 잘하는 것만 하지 말고 여러 가지로 보여주자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러면서 몇 개월 동안 정다빈으로 살기보다 서민희로 살아왔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감정 표현에 솔직해지려고 했다.


Q. 민희가 기태(남윤수 분)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민희는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애정결핍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관심을 받기 위해 돈을 주고 관심을 사는 것이다.
이 아이에게 조금만 관심을 줬더라면 상황이 바뀌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



Q.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학교에 온 것처럼 즐거움도 있었지만 무거움도 공존했다.
마냥 웃을 수는 없는 분위기였다.
다 언니, 오빠긴 했지만 그래도 비슷한 또래분들과 촬영을 한 건 너무 좋았다.
동희 오빠는 캐릭터에 집중해서 분위기를 잡으면서 제가 잘 이끌어갈 수 있게 도와주면서 촬영을 했다.
규리(박주현 분)와 민희는 많이 붙지는 않아 아쉬우면서도 서로의 연기에 대해 조언도 하고 피드백도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
윤수 오빠랑은 많이 붙었다고 생각하시는데 의외로 기태와 민희는 붙는 장면이 많이 없다.
윤수 오빠는 자유로워서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었다.
나도 나를 놓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Q. 열린 결말에 대해 호불호가 나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저도 보고 나서 답답함도 있고 찝찝함도 있었다.
그러면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작품으로 남은 것 같다.
이걸 보시는 분들이 사회 이슈들을 더 경각심 가지고 찾아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다.
결말은 저도 아직까지 물음표다.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Q. 민희에게 좋은 어른은 누구였을까.


좋은 어른이라는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어른이 있었다면, 이 아이들에게 옆에서 지켜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이런 길을 선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꼽자면 마음으로 의지한 것은 이실장님 아닐까.


Q. 정다빈에게 좋은 어른이란?


저도 아직 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인간수업'으로 따진다면 모든 아이들에게 색안경을 끼지 않고 진심을 다해서 다가가 주는 어른이 좋은 어른 아닐까. 말 한마디라도 관심을 가져줄 수 있는 어른.


Q. 시즌2가 나온다면 어떻게 풀렸으면 좋겠나.


모든 사람들이 확실하게 대가를 치렀으면 좋겠다.
각자가 저지른 일에 대해 확실하게 돌아오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


Q. '인간수업'이라는 작품이 어떻게 기억에 남을까.


'인간수업'을 하면서 정말 '인간 수업'을 받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인이 되고 첫 작품이어서 부담감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왜 연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깨닫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여기서 만난 감독님, 선배님, 동료 배우분들 모두 너무 소중한 인연이고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 작품이다.
저에게는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
무수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이다.
그렇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성장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사진=넷플릭스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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