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야구 시대' 4번타자의 번트 왜 필요한가[SS 포커스]

KIA 김태진이 22일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번트를 대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 | 함평=장강훈기자] 올해 KBO리그는 작전 야구가 도드라질 가능성이 높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난타전이 크게 줄 것이라는 예상이 많기 때문이다.
각 팀 스프링캠프 현장에는 조용하지만 착실하게 번트 훈련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팀 타선이 슬럼프에 빠지거나 꼭 한 점을 뽑아야 하는 상황에는 번트가 필요할 때도 있다.
일각에서는 번트의 기대승률이 낮다는 근거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잘 활용하면 대량득점을 노릴 수 있는 작전이 번트다.
‘번트의 달인’으로 꼽히는 선수들은 타구 방향뿐만 아니라 강도도 조절한다.
희생번트 상황 때 상대 코너 내야수들이 적극적으로 대시하면, 강하게 타구를 밀어내기도 한다.
달려오던 야수의 키를 넘기면 안타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술적인 이유로 번트를 강행하는 경우도 있다.
SSG 최지훈은 “내야수들이 뒤로 물러나 있으면 의도적으로 번트를 댄다.
실패하더라도 수비수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다음 타석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SSG 최정이 기습번트를 대고 있다.
제공=SSG 랜더스

모든 타자가 번트를 댈 필요는 없다.
그러나 4번타자도 필요할 경우에는 번트를 대야 할 때가 있다.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구장에서 실전 점검에 나선 SSG 최정은 “번트를 잘 대진 않지만 훈련은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것은 희생번트가 아닌 기습번트다.
지난해도 한 차례 기습번트로 상대 야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최정은 “늘 장타를 때려낼 수는 없다.
장타만으로 경기를 이기는 확률도 높지 않다.
타격감이 안좋을 때,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상대 야수들을 흔들어야 할 때 번트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서 캠프를 치르고 있는 KIA도 타격훈련 레퍼토리에 번트가 들어있다.
정상적인 희생번트와 기습번트, 번트 앤드 런, 페이크번트 앤드 타격전환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훈련 중이다.
나성범 최형우 등 중심타선도 예외 없다.

KIA 최형우가 타격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KIA 김종국 감독은 “(최)형우는 번트를 댈 상황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
번트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4번타자는 자신의 힘으로 해결을 해줘야 한다”며 웃었다.
그는 “(나)성범이는 발이 빠른 편이라, 경우에 따라 기습번트를 시도할 수는 있을 것”일고 내다봤다.
기습번트는 어느정도 주력이 뒷받침돼야 성공 확률이 높은만큼 ‘느림보’에게는 권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래도 최형우는 나름 착실하게 번트 훈련을 한다.
할 수 있어야 갖가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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