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왼쪽부터 키움 임병욱, KT 손동현. 사진=각 구단 제공 |
제법 훈훈한 우정이다.
프로야구 키움 외야수 임병욱(28)과 KT 구원투수 손동현(22)은 상무 야구단 동기다.
2021년 3월 나란히 입대했다.
임병욱이 한참 형이자 선배고 포지션도 서로 다르지만 금세 가까워졌다.
전역 후에도 돈독한 우정을 유지 중이다.
키움과 KT는 지난 9~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둘은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쌓았다.
임병욱은 “(손)동현이가 자꾸 나를 부려먹는다.
첫날(9일) (이)정후의 사인볼을 부탁하기에 내가 직접 사인을 받아왔다”며 “연락해 3루(원정팀) 쪽으로 오라고 했더니 중앙에서 보자고 하더라. 만나서 한마디 했다.
‘커피 한 잔 사드릴게요’라고 해 넘어갔다”고 밝혔다.
손동현은 호락호락하게 커피를 내놓지 않았다.
임병욱은 “다음날(10일) 커피를 사준다고 했는데 연락 한 통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 날(11일) 훈련 전 ‘커피는 어디 있냐?’고 물어봤다”며 “동현이가 워낙 착하고, 다 장난인 걸 아니 받아주는 것이다”고 전했다.
손동현도 일화를 꺼냈다.
지난달 23일 수원 키움전이었다.
7회 1사 2루서 손동현이 구원 등판했다.
당시 2루 주자는 임병욱이었다.
손동현은 “팔 풀고 있는데 형이 ‘나 3루 갈 거야’라고 했다.
친해서 농담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 초구에 바로 도루하더라”며 “당연히 내 잘못이다.
그래도 전우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수원 키움전서 소심하게 복수했다.
9회초 1사 1, 2루서 이정후의 우전 안타가 나오자 2루 주자였던 임병욱이 홈까지 질주했다.
KT 우익수 정준영의 정확한 송구로 임병욱은 홈에서 아웃됐다.
손동현은 “형에게 고맙다고 했다.
둘이 한 방씩 주고받았다”고 웃었다.
임병욱은 “3루 도루 때는 동현이가 ‘형이 잘못한 것 같다’고 해서 나도 ‘그런가. 생각해볼게’라고 했다.
홈 아웃 때는 ‘고맙다’고 하기에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고 말했다”며 “이런 대화를 나눌 정도로 정말 친한 사이다”고 미소 지었다.
이번 3연전서 임병욱은 9타수 4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손동현도 9일 구원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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