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집중분석] 투수는 삼진으로 말한다

두산 아리엘 미란다(왼쪽), 한화 라이언 카펜터는 이닝보다 많은 탈삼진으로 2021시즌 이 부문 1,2위에 랭크됐다.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삼진을 낚아라’
야구의 꽃이 홈런이라면, 투수의 정점은 삼진이다.
실점 위기를 삼진으로 돌파하는 쾌감은 남다르다.
어퍼컷 동작에 포효를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KBO리그의 국내파 투수들은 삼진피칭과 다소 거리가 있다.
일단 기록으로 봐도 외국인 투수와의 삼진 피칭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1984년 레전더리 최동원이 수립한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이 37년 만에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에 의해서 경신된데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T 윌리엄 쿠에바스는 선두타자 출루를 무려 4차례나 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출루에 실점한 이닝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이 위기를 모두 삼진으로 탈출했다.

4회는 백미였다.
선두타자 페르난데스가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다음 타자 박건우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1사 후 김재환에게 우중월 2루타를 허용했다.
주자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쿠에바스는 다시 집중력을 발휘해 양석환, 박세혁을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쿠에바스는 7.2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낚았다.
두산 선발 곽빈은 5이닝 삼진 3개였다.
2차전에서도 KT는 선발 소형준을 비롯해 4명의 투수가 삼진 9개를 빼앗았다.
두산은 삼진 3개에 머물렀다.
선발 최원준은 4.1이닝에 2삼진 6실점했다.

2021년 정규시즌 삼진 100개 이상을 빼앗은 투수 가운데 이닝보다 많은 삼진 작성자는 7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국내파는 키움 안우진이 유일하다.
안우진은 107.2이닝에 삼진 110개다.
두산 미란다는 173.2이닝-225개, 한화 카펜터 투구이닝 170-삼진 179, SSG 윌머 폰트 145.2-157, NC 웨스 파슨스 133-148, KT 쿠에바스 133.1-137, LG 앤드류 수아레스 115.1-126개 등이다.

2021시즌 메이저리그 최다 248개의 삼진을 빼앗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로비 레이는 생애 첫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하다.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기본 척도는 삼진이다.
투구이닝과 삼진, 9이닝 기준 삼진이 사실상 연봉을 결정한다.
18일 발표되는 사이영상의 아메리칸리그 수상이 유력한 토론토 블루제이스 로비 레이는 삼진 248개로 MLB 전체 1위다.
2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잭 휠러로 247개다.

삼진 200개 이상을 빼앗은 투수 17명 가운데 마이애미 말린스 샌디 알칸타라를 제외하고 모두 이닝보다 K가 더 많다.
알칸타라도 205.2이닝에 K 201개다.
올해 9이닝 기준 삼진 최다는 사이영상 후보 최종 3인에 오른 밀워키 브루어스 코빈 번스로 12.6개다.
번스는 167이닝에 K 234개다.
2위는 뉴욕 양키스 게릿 콜로 12.1개다.
181.1이닝에 K 243개를 빼앗았다.
콜도 사이영상 후보다.

1이닝을 책임지는 불펜투수들은 9이닝 기준 삼진이 더 높다.

왜 삼진피칭을 해야할까. 위기 탈출은 삼진 외에는 없다.
선발투수들이 초반에 주자를 출루시켜도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것은 삼진이다.
타순에 3번째 돌아올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MLB에서 맞혀잡는 피칭은 통하지 않는다.
맞혀잡는 피칭으로는 장타를 허용하기 일쑤다.

삼진 피칭은 구속도 빨아야 하지만 브레이킹볼의 각도 예리하고 낙차가 커야 된다.
투구회전속도(RPM)를 높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리에이전트가 된 맥스 셔저는 37세다.
그러나 FA 시장에서 몸값이 만만치 않다.
2년 7000만 달러설을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흘리고 있다.
그럴 만한게 삼진의 위력 때문이다.
올해 179.1이닝 투구에 삼진은 무려 236개다.
통산 4번째 사이영상도 유력한 상황이다.

타자는 홈런, 투수는 삼진으로 얘기하는 곳, MLB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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