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BO 심판위원이 KIA 투수들의 불펜 투구를 보며 스트라이크존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
|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넓다.
과장하면, 포수가 자신의 몸 안에서 포구하면 스트라이크다.
상체를 세운 상태로 이마 높이로 날아드는 공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정도다.
올해 스프링캠프 첫 평가전이 열린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사활을 걸고 변화를 선언한 이른바 ‘확대 스트라이크존(S존)’이 실체를 드러냈다.
바늘구멍 같던 기존 S존과 비교하면, 야구팬들의 우스갯소리처럼 태평양처럼 넓어 보인다.
KBO 허운 심판위원장은 “S존을 강제로 넓히는 것이 아니라 야구 규칙에 명시된 것을 정확하게 지키려는 의도”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런데도 ‘규정대로 적용한 S존’을 경험한 투수와 타자 모두 “엄청 넓다”며 엇갈린 표정을 지었다.
야구규칙에 명시된 스트라이크존은 세로로는 ‘타자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벨트선 상단)의 중간점부터 무릎 아랫부분까지’다.
좌우로는 ‘홈플레이트 가로변을 스치듯 꼭짓점 쪽으로 파고드는 공까지 인정’된다.
심판위원회는 “타자가 타격을 하기 위해 스윙을 시작한 시점의 왼 팔꿈치(우타자 기준)가 상한선, 같은 시점의 무릎 아래가 하한선”이라고 설명했다.
정형화된 타격 자세는 로드 포지션 때 그립 위치가 오른쪽 귀 옆이니, 왼 팔꿈치는 대략 가슴에 새긴 구단 로고 하단 정도가 된다.
 | KIA 이우성이 2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평가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
|
그런데 지난 이틀간 치른 KIA와 한화 경기에서는 타자의 어깨높이로 날아든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가 하면, 허벅지 높이에서 발목까지 떨어진 커브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타자 어깨 부근으로 날아들어 포수 미트에 꽂히면, 타자는 타격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높아도 너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수가 상체를 잔뜩 세워 포구하면서 프레이밍을 더하면, 마치 쇄골 부근에서 포구한 것처럼 보인다.
이런 공을 스트라이크로 인정하기 시작하면 타자로서는 답이 없다.
가뜩이나 양팀 타자는 높은 공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대응법을 찾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문제는 높은 속구에 손을 대기 시작하니 같은 높이로 출발하는 커브에도 반응을 해야만 한다는 것. 경험이 적거나,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을 만들지 못한 타자는 평가전인데도 불구하고 이공 저공 다 따라다니며 밸런스 붕괴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경기력 향상을 위한 S존 확대가 맞는지 의구심이 드는 장면이다.
 | 한화 변우혁이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평가전에서 높은 공을 받아쳐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제공=한화 이글스 |
|
양팀 선수단은 아직 여유있는 모습. KIA 김종국 감독은 “심판들도 바뀐 S존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씩 정리되지 않겠는가. 시범경기까지는 적응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좌우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높이는 지난해보다 많이 넓었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실제로 심판들은 경기 중에 번갈아가며 주심을 보다가 불펜으로 이동해 볼 판정 훈련을 이어갔다.
평가전부터 시범경기까지 최대한 많은 공을 봐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절박함이 엿보였다.
S존 확대는 대체로 타자들은 불만, 투수들은 만족하는 입장이다.
일관성, 지속성 여부에 의구심을 가진 시선도 많지만, 획기적인 변화를 꾀하는 심판위원회의 움직임에 대체로 동조하는 분위기다.
물론 정규시즌에 돌입하면 어필이 난무하겠지만, 허 위원장의 외침대로 ‘규정대로 적용’한다면 논란도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아직은 심판도 적응 중이다.
zzang@sportsseoul.com
| <해당뉴스는 뽐뿌시스템이 해당게시판에 맞다고 판단하여 복사등록 하였습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서울(www.sportsseoul.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