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T 선수들이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 삼성 라이온즈와 KT위즈 경기 승리 후 환호하고 있다.
대구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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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현대와 해태의 절묘한 조화다.
현대 특유의 ‘조직 충성도’와 해태의 ‘야구는 선수가 한다’는 철학이 만나니 막내의 반란이 완성됐다.
KT는 10월의 마지막 날에 단일시즌으로는 최초인 우승 결정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2013년 연말 10번째 구단으로 창단해 2014년 퓨처스리그, 2015년 KBO리그에 입성한 이후 비교적 빠른 시간에 첫 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해 NC에 이어 올해 KT가 우승을 차지하며 ‘막내들의 반란’에 정점을 찍은 셈이다.
창단 초기만 해도 KT는 NC와 직접 비교 대상이었다.
거물급 신인이 눈에 띄지 않은데다, 이른바 NC 학습효과 탓에 특별 지명에서도 소위 A급 선수를 골라내기 어려웠다.
2군 구장도 없이 대학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고, 아스팔트 위에 앉아 식사를 때우던 시절도 있었다.
NC는 빠르게 KBO리그에 연착륙해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KT는 한동안 최하위를 다퉈야 하는 암흑기를 거쳤다.
주축 선수를 키워서 써야하는 탓에 ‘KT가 강팀으로 도약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2018년 연말, 이숭용 단장 이강철 감독 체제로 팀 체질개선에 나선 KT는 불과 세 시즌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냈다.
이 단장이 현대 시절 체득한 ‘팀에 대한 충성도, 자부심이 커야 원 팀이 될 수 있다’는 지론에 이 감독이 해태시절 경험한 ‘그라운드에 나간 선수가 죽이되든 밥이되든 풀어내야 하는 게 야구’라는 철학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이 단장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좋을 때는 괜찮지만, 나쁠 때는 핑계거리를 찾는 게 습성이다.
인간이니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그래서 팀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가슴에 새긴 로고를 보며 ‘팀에 누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가슴에서 우러나야 한다.
창단 때부터 코치로 몸담았기 때문에 KT 자부심을 심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남부럽지 않은 선수단 지원을 이끌어 내고, 회장 앞에서도 직언을 서슴지 않은 이 단장의 뚝심이 새로운 조직 문화를 이끌어 냈다.
현장은 오롯이 감독 손에 맡겼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KIA, 두산, 넥센(현 키움)에서 코치 생활을 한 이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도록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한 이 감독은 “그라운드에 서기 전까지는 코칭스태프가 도움을 줄 수있지만, 일단 출전하면 이 때부터는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고 끝없이 강조했다.
‘왕조’로 불렸던 해태는 벤치에서 작전이 나와도 선수들이 “알아서 하겠다”고 주장할만큼 선수 기량이 뛰어났다.
시즌 막판, 우승 부담과 체력저하 등으로 승 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이 감독은 인내를 선택했다.
당초 우승전력으로 판단하지 않은 것도 마음을 비우는 요인이 됐지만, 마지막 고비를 선수 스스로 넘어서지 못하면 완벽한 자기 것이 되지 않는다는 신념이 큰 몫을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시즌 마지막 두 경기(우승 결정전 포함)를 승리로 장식하며 창단 첫 우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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