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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하디가 연출한 <위커맨>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경찰이 한 소녀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서마아일이라는 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경찰 하우이 경사는 직접 경비행기를 몰고 올 정도로 외딴 섬인 서마아일에 도착합니다. 섬에 도착해서 조사를 시작하지만 섬 주민들은 하나같이 그의 조사에 비협조적입니다. 그러던 와중 직접적인 성행위 묘사와 야외에서의 섹스 등을 목격한 하우이 경사는 교사와 이 마을의 절대 권력인 영주에게 가서 이런 상황을 따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만의 생활방식이니 참견하지 말라는 말을 합니다. 하우이 경사는 더 설득되지 않을 것 같은 그들을 뒤로 한 채 소녀의 행방을 제대로 찾기 위해 다시 육지로 떠나려고 하지만 물위에 떠있었던 비행기의 고장으로 떠나지 못하고 다시 홀로 마을에 돌아옵니다.
73년에 제작된 <위커맨>은 딱 보는 순간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아리 에스터의 <미드소마>입니다. <위커맨>에서도 하이라이트 장면에 등장하는 5월의 축제장면이 중요한 소재인데 <미드소마>에도 비슷한 장면들이 등장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아리 에스터가 이 작품을 레퍼런스로 적극적으로 사용했을 것 같습니다.
<미드소마>를 봤을 때 엄청난 수위로 놀랐었는데 73년 당시를 생각하면 이 작품의 수위도 어마 무시합니다. 거의 50년 전 작품임에도 노출, 액션, 자극적인 대사 등이 지금 봐도 놀랄 정도 입니다. '이단'이라고 불리 울 수 있는 서미아일 사람들을 어쩌면 악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우이 경사가 반드시 '선'이라고 보이진 않습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공권력을 너무 앞세워 사람들에게 위력을 행사하는 모습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 오히려 이런 캐릭터 설정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엔딩장면은 <미드소마>의 하이라이트 씬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은 충격과 공포를 안겨줍니다. 아마도 작은 화면에서 봤다면 그런 감흥은 느낄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오컬트 무비를 대표할만한 작품임에 틀림없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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