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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균 재단에서 지원하는 필름게이트 영화제가 9회째를 맞이해서 5편의 단편영화들이 영상자료원에서 상영되었습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작품을 리뷰 해보려합니다.
<그 노래를 찾아라>라는 단편은 20분 정도 분량의 단편입니다. 93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두 10대 남녀의 푸릇푸릇한 첫사랑, 그 시작의 감성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두 소년과 소녀는 분식집에 만나 서로의 잡지를 교환합니다. 남학생은 영화 잡지 스크린, 여학생은 핫뮤직(혹은 GMV)를 교환합니다. 그런데 남학생은 스크린 잡지 속에 쪽지(아마도 고백)를 넣어두었는데 여학생이 화장실 간 사이에 다시 쪽지를 뺍니다. 그리고 티비속에 나오는 화장품 광고 음악을 좋아하는 여학생의 모습에 남학생은 본격적으로 그 음악을 찾기 시작합니다.
당시엔 지금처럼 스마트폰, 어플 등이 없었기 떄문에 궁금한 음악이 있으면 레코드샵으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레코드샵 사장님은 그 음악을 녹음해 와야 알려줄 수 있다고 합니다. 남학생은 집에서 형의 공비디오테이프를 몰래 훔쳐 나와 티비와 비디오테크 앞에서 그 광고가 나오길 바라며 녹화버튼을 누를 준비를 합니다. 녹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그 테이프를 레코드샵 사장님께 갖다 주었지만 그 테이프엔 다른 내용의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90년대 초반 장편영화로 <건축학개론>을 떠올리면 되는 딱 그 시절의 10대 소년소녀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흥미도 있지만 그 시절을 경험한 관객들이라면 훨씬 더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두 학생들의 정서를 따라가는 것도 흥미롭지만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미술과 촬영이 이 영화의 주된 정서를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몇 해 전에 우연치 않게 접했던 필름게이트 영화제였는데 벌써 9회가 되었더라고요. 좋은 단편들이 다양한 소재를 통해 좀 더 만들어지고 이런 좋은 취지의 영화제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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