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희 감독이 연출한 <둠둠>은 자신의 꿈을 되찾으려는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DJ의 꿈을 접고 생계를 위해 텔레마케터로 일하는 이나(김용지)는 여전히 음악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우연히 친구 민기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현재 잘 나가는 DJ이고 이나의 실력을 잘 알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다시 무대로 초대도 하고 잘 나가는 사람들도 소개해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추구하는 대중적인 음악보다도 이나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준석(박종환)이라는 선배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음악을 다시 틀게 됩니다.

사실 이나가 텔레마케터로 일을 하는 이유와 동시에 음악을 그만두게 된 것은 갑작스런 임신과 출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에게 딸 지안이 있습니다. 지안이는 친한 어머니 친구 분이 위탁모로 돌봐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나는 어머니로 부터 독립을 하려고 합니다.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지안이를 돌봐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나는 곧 베를린에서 열린 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뽑히기 위해 오디션에 나서게 됩니다.

미혼모로서 음악인으로서의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는 주인공 이나는 사실 어머니와의 관계도 앞선 두 가지보다 더욱 더 힘듭니다. 엄마는 네팔에서 발생된 지진 때문에 지하실에 대피소를 만듭니다. 이런 편집증적인 모습과 더불어 교회 집사로서 엄청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성격입니다. 이나가 음악을 그만두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나는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 용기를 냅니다.

이 작품은 인물의 성장 영화이기도 하고 모녀관계를 깊게 관찰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모녀의 갈등의 봉합보단 둘의 관계의 틀어짐이 디테일하게 보입니다. 그에 반해 봉합은 조금 급작스러워 보입니다. 또한 자신의 음악을 도용한 민기와의 갈등에 대한 이후의 이야기는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여태껏 보지 못했던 인물을 만나는 반가움이 있었고 주인공과 김용지라는 배우가 딱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보는 윤유선의 엄마 역할도 나쁘지 않았고요. 마무리가 조금만 잘 되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