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연출한 <플래시>는 DC코믹스의 솔로무비로 제작된 작품이자 저스티스 리그의 한 멤버인 플래시라는 캐릭터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빛보다 빠른 스피드와 물체를 투과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플래시(에즈라 밀러)는 어느 날, 자신의 스피드를 이용해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는 이를 이용해 과거의 아픈 사건을 바꾸어 보려고 생각하지만 배트맨의 만류로 인해 고민에 빠집니다.

하지만 자신의 아픈 가족사를 바꿀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그대로 방치시키기엔 너무나 아쉬웠던 플래시는 결국 과거로 돌아가 가족을 만납니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생김새 그러니까 메타 버스의 자신을 만나는 것을 간과한 그는 결국 혼란에 빠집니다. 그리고 원치 않은 사건에 뒤엉키면서 결국 다른 세계의 '나' 또한 이 혼란을 함께 헤쳐 나가게 됩니다.

이를 위해 플래시는 브루스 웨인 그러니까 배트맨을 만나러 그의 저택으로 향하는데 역시나 다른 세계의 배트맨이라 전혀 다른 외모 그리고 나이가 엄청 들어있는 브루스 웨인을 만나게 되죠. 그리고 저스티스 리그의 최강자인 슈퍼맨을 시베리아에서 구출하기 위해 길을 나서지만 슈퍼맨인 없고 그의 누이인 슈퍼걸이 그곳에 수용되고 있습니다.

항상 마블코믹스와 비교되는 DC코믹스는 최근 몇 개의 솔로무비가 좋은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마블 코믹스 또한 앤드게임 이후 몇 년 동안 고전을 하고 있긴 합니다. 이런 기간에 <플래시>는 아마 좋은 돌파구가 되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조금 피로감이 오는 메타버스의 콘셉트를 이용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스파이더맨>에서 그랬듯이 이 작품에서도 묘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또한 운명론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고요. 우리의 현재는 과거의 조각들, 그러니까 여러 가지 우연의 합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 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출자의 의도가 보인 작품이었습니다. 결국 인간은 현재를 살아가야 된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다른 작품에서의 플래시 캐릭터가 그랬듯이 이 작품에서도 유머의 타율이 굉장히 좋습니다. 에즈라 밀러의 유약해 보이는 듯한 모습과 상반되는 에너지를 내뿜는 장면과 더불어 소년미가 여전히 남아있는 인물의 풋풋한 멜로라인과 더불어 만들어 내는 유머가 상당히 좋더라고요. 과연 다음 시리즈가 제작된다면 어떻게 캐릭터가 성장할지 굉장히 궁금해지는 마무리였습니다.

p.s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하는 시카고의 'IF YOU LEAVE ME NOW' 흘러나오는데 영화 전체 주제와 딱 맞는 곡이라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