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킴 도스 샌토스, 켐프 파워, 저스틴 톰슨 감독이 공동 연출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몇 해 전에 개봉했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속편입니다.

새로운 스파이더맨인 된 마일스 앞에 다른 평행세계의 스파이더우먼인 그웬이 나타납니다. 그웬인 친구 피터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경찰에게 쫓기고 있는데 그 사람이 다름 아닌 아버지입니다. 어떤 사건을 통해 다시 사건 현장에서 만난 스파이더우먼과 아버지. 그웬은 위기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만 아버지는 딸이 아니라 범인으로서 그웬을 잡으려고 하지만 그웬은 도망칩니다.

한편 삼촌을 떠나보냈지만 뉴욕에서 부모님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마일스는 뉴욕의 각종사건을 도맡고 있습니다. 얼마 뒤면 아버지는 경찰서장으로 임명 받는 등 평범한 학교생활을 제외하자면 큰 무리가 없는 생활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웬이 나타난 이후 그러니까 새로운 멀티버스의 세상을 알고 그 세상엔 수많은 스파이더맨이 있다는 것에 그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세계로 들어가 버립니다.

요즘 콘텐츠 시장은 '멀티버스'라는 키워드를 빼곤 도저히 이야기가 안 될 정도로 범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젠 이에 대한 피로감이 너무 깊어지고 와중에 만난 이 작품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기대감을 충족시킨 작품이었습니다. 몇 년 전 만들어진 전작에서도 마블에 빼긴 것만 같았던 스파이더맨을 소니가 또 다른 생명력을 준 건 마냥 색다른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작품도 각 캐릭터에 맞는 색감과 작화 그리고 각종 몽타쥬 기법을 통해 입체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전편에서도 각각의 캐릭터를 보는 맛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선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또 다른 세계 그러니까 또 다른 국가를 배경으로 한 액션에서도 각 나라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DC의 <플래시>처럼 이 작품에서도 가족이란 키워드가 중요하고 쓰임과 동시에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처럼 스파이더맨은 실패한 윗세대에 대한 반항과 동시에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공존이라는 주제를 깊게 새기고 있습니다.

전혀 정보 없이 이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두 편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작품에선 엔딩이 없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더 높아진 마무리였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2부를 만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