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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감독이 연출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한 여성과 중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은 남편 도경을 먼저 떠나보낸 명지(박하선)는 상실의 시간을 보내다가 사촌 언니가 살고 있는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납니다. 사촌 언니 부부가 동남아로 여행을 간 사이 빈집에서 홀로 지내게 된 명지는 대학친구이자 폴란드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현석(김남희)을 만나게 됩니다. 현석은 도경이 죽은지도 모르고 명지에게 그의 소식을 묻지만 명지는 거짓으로 대답을 하게 됩니다.
한편 단짝 친구인 지용을 먼저 보내게 된 중학생 해수는 동생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 마비가 온 지용의 친누나인 지은을 돕게 됩니다. 아무와도 접촉을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해수의 꾸준한 방문으로 인해 지은은 동생을 구해주려다 사망한 교사 도경의 집주소 그러니까 명지의 집주소와 편지지를 해수에게 부탁하고 그 편지를 명지의 집으로 보내게 됩니다.
상실이라는 교집합을 안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입니다. 2014년의 사건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숭고한 선택이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이 주는 이 작품은 현실에선 그러지 못했던 어른들의 반성이 언뜻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은 그래도 삶은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추억을 동력으로 삼아 이를 이어나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명지는 폴란드에서 남편과의 추억과 더불어 과거에 자신을 짝사랑했던 친구와 재회를 합니다. 그리고 해수 또한 짝사랑했던 지은을 통해 잃어버린 절친을 마음속에 새기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선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의 만남이 이어지진 않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영위해나가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억지 감정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 연출이 오히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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