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맡지 않은 최초의 시리즈물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2차 세계대전 패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독일군이 미술품과 예술품들을 수입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와 같은 고고학 박사인 바질 쇼(토비 존스)는 룽기누스의 검이라는 신비스러운 칼을 독일군에서 훔치려고 하지만 가품으로 판독됩니다. 독일군에서 진품을 감정하는 위르겐 풀러(매즈 미켈슨)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예술품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발명한 운명의 다이얼이라는 물건인데 그것의 반쪽을 그가 발견합니다. 인디와 바질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이것을 훔쳐 도망갑니다.

시간 훌쩍 지나 1969년 아폴로11호가 달에 착륙한 직후가 됩니다. 인디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고고학을 강의하고 곧 은퇴를 합니다. 은퇴날 한 젊은 여성이 그에게 접근하는데 그녀는 다름 아닌 바질 쇼의 딸인 헬레나(피비 월러 브리지)입니다. 그녀는 아버지 연구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인디가 보관하고 있던 반쪽의 운명의 다이얼을 보여 달라고 합니다. 한편 아폴로11호 발사에 지대한 공을 세운 위르겐은 이름을 바꿔 미국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데 운명의 다이얼의 이야기를 알게 되어 인디와 헬레나 있는 곳으로 부하들을 데리고 급습합니다.

스필버그가 최초로 맡지 않은 이번 시리즈는 다행히 <포드 대 페라리><로건>등에서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준 제임스 맨골드가 맡고 있습니다. 이전 작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있진 않지만 안정적인 연출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 작품에서도 인디아나 존스의 고유한 캐릭터와 이야기의 톤을 크게 건들이지 않고 연출을 해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이야기를 개인적으론 좋아하지만 이 시대를 주요 배경으로 쓰고 있는 것이 현재 젊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소구될 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방식은 너무나 맘에 들었습니다. 특히 운명의 다이얼을 이용해 어떤 시대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발생하는 인디와 헬레나의 모습이 이 시리즈의 전체 성격을 반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더라고요. 이 시리즈가 어떻게 마무리 될진 모르겠지만 올해 깐느영화제에서 명예공로상을 받은 해리슨 포드와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에게 바치는 헌사가 아닌가 싶은 엔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