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한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1955년 가상의 사막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다섯 식구가 함께 탄 자동차가 식당 하나와 주유소 그리고 작은 숙소만이 있는 사막 도시 애스터로이드 시티에 정차 합니다. 아내를 잃고 큰 아들과 세 자매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잠시 동안 이곳에 이 식구는 머뭅니다. 그 이유는 핵실험 때문이고요. 그리고 인근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인어른에게 도와달라는 연락을 하고요.

사실 이곳은 매연 운석이 떨어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옴짝달싹 하지 못한 채 며칠간을 함께 합니다. 천재 아이들 다섯 명이 어떤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고 최고의 여배우가 사진작가인 홀애비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사실 웨스 앤더슨의 영화는 이야기보다도 이미지의 눈길이 더 가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 작품도 여전히 그러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요. 아마도 50년대 미국의 역사를 잘 안다면 비록 가상의 도시의 이야기이지만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50년대를 잘 알지 못해서 그런지 이해하기 어렵더라고요. 매카시즘 정도를 제외하곤 정보가 없어서요. 아무튼 웨스 앤더슨의 최고 흥행작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비해선 이해하기 쉽진 않아 보입니다. 그 작품에선 장르적인 재미로 인해 이야기가 쉽게 다가왔는데 요번 작품은 그러진 못한 것 같더라고요.

이 작품 역시 웨스 앤더슨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원색의 미술 디자인을 비롯해 현실감보다 상상력이 뛰어난 건물 구조 등이 눈에 띠었습니다. 또한 액자식 구조로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데요. 한 사회자가 나와 연극 한 편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고요.

이번 작품에서도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데요. 틸다 스윈튼, 에드워드 노튼 등 기존 영화에 지속적으로 출연했던 배우들도 있고 톰 행크스, 브라이언 크랜스톤과 같은 명배우들도 이 작품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누구보다도 견고히 하고 있는 작가 웨스 앤더슨이지만 관객과의 호흡을 좀 더 넓혀 나가기엔 조금 매니악한 면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의 선택과 더불어 수 많은 배우들이 열광하는 감독이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작품도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