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이 연출한 <넷은 너무 많아>는 카풀로 만난 네 남녀가 마드리드로 돌아가는 길에서 여러가지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물입니다.

얼마 전 이혼한 중년의 남자 훌리안은 넉넉지 않은 경제 사정 때문에 자동차 공유 앱을 통한 카풀을 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부터 단골 고객이 된 젊은 여성 로레나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낀 훌리안을 오늘 그녀에게 고백을 하기로 맘먹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다른 카풀 멤버를 태우게 되는데 로드리고라는 이 남자는 조수석에서 로레나를 쫓아버리고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게다가 잠시도 쉬지 않는 수다쟁이죠. 그리고 마지막 멤버는 사촌 계정을 통해 함게 한 잘생긴 세르지오라는 남자입니다. 세르지오를 보는 순간 로레나는 호감을 갖고 그와 뒷자리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훌리안는 이를 못 마땅히 여기면서 추태를 부립니다.

아무튼 주말에 우리로 상경하는 이들은 별 탈 없이 마드리드로 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로드리고가 휴게소 매점에서 사고를 치고 도망을 가다가 사고를 내고 경찰에게 붙잡힙니다. 훌리안은 로드리고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다가 경찰에게 제지당하고 얍밉게 로드리고는 차분히 훌리안을 놀립니다. 상황이 종료된 뒤 출발하려는 데 로드리고가 소변을 본다고 잠시 자리를 떠난 뒤 세 사람은 그를 두고 떠나버립니다. 하지만 그의 짐이 아직 차에 있다는 것을 알고 되려 도둑으로 몰릴까봐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지만 그는 사라졌습니다.

알고 보니 사라진 로드리고는 인근 호텔 수영장에서 미녀들과 편안히 있었고 세 사람은 뭔가 허탈해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잠시 쉬었다 가려고 하는데 로레나와 세르지오 마저 수영장으로 뛰어들면서 훌리안은 홀로 바에 머뭅니다. 너무나 친근해 보이는 로레나와 세르지오의 모습에 질투심은 증폭되고 훌리안은 이번엔 로드리고와 둘을 버리고 도망갑니다. 로레나와 세로지오는 방을 잡고 사랑을 나누려고 하고 이런 일을 상상하다가 훌리안은 다시 호텔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로레나도 알고 보니 훌리안에게 마음이 있었는지 세르지오에게 시종일관 훌리안에 대한 이야기만 합니다. 결국 넷은 다시 모이게 되고 꽉 막힌 고속도로에 있게 되는데 알고 보니 로드리고는 문제 짐을 갖고 차에 탄 것이 탄로 나게 되고 이들은 경찰과 추격적을 펼치게 됩니다.

스페인 공포 영화의 대가로 불리는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의 신작인 <넷은 너무 많아>는 본격적인 코미디물입니다. 여기에 두 남자의 멜로드라마적인 요소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네 캐릭터 다 개성이 넘치는데다가 어느 조합을 만들어도 유머의 타율은 꽤나 좋습니다. 질투심 많고 허세가 작렬의 중년, 말 많은 사기꾼 남자, 방랑자이자 느끼남 청년, 그리고 중립을 지키지만 이미 사랑에 빠진 여성까지 모두가 스테레오 타입으로 보이지만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인 로드리고의 캐릭터와 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연기가 정말 훌륭합니다.

기본적으로 로드무비인 이 작품은 스페인의 멋진 풍광을 제대로 즐길 순 없지만 캐릭터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엔딩에 보이는 추격 장면은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한 코미디 연출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경찰에게 쫓기는 네 인물은 꽉 막힌 도로에서 정차하고 있는 아무 차에 올라탑니다. 그리고 잠시지만 운전자들과 유대가 생기는 신기한 모습을 연출합니다. 스페인 영화는 대부분 미스터리 스릴러나 공포물에 강점이 있고 국내에 수입된 작품도 그런 장르에 편중되어 있는데 코미디물들도 많이 수입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이 작품을 보면서 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