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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키셀레브 감독이 연출한 <플래닛>은 지구에 소행성을 떨어지고 난 뒤 폐허 속을 탈출하는 아빠와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어릴때 엘리베이터 화재로 인해 팔과 등에 화상을 입은 채 살아가는 10대 소녀 레라. 이 사건 이후로 아빠 아라보프는 우주로 나가 기관사로 일하고 엄마는 다른 아저씨와 재혼을 해 임신을 한 상황이고 새아빠에겐 8살 아이 예고르가 있습니다.
하루 뒤면 우주쇼가 펼쳐진다는 생각에 별을 좋아하는 예고르는 잔득 기대에 부풀지만 등교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레라는 예고르에게 별을 보기 좋은 건물 옥상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위성전화를 통해 아라보프는 딸 레라에게 전화를 받을 때까지 연락을 합니다. 아빠와 관계가 좋지 못한 레라는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고 소행성이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로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소행성은 추락되었고 마치 거대한 쓰나미가 온 것처럼 도시에 모든 건물들이 무너집니다.
각종 CCTV와 웹캠 등을 통해 딸 레라의 동선을 파악한 아라보프는 무사히 레라가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게 안내해 주지만 예고르가 학교를 가지 않고 어제 말해준 건물에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아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예고르를 구하러 붕괴 직전의 건물로 향합니다.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붕괴된 가족을 기본 콘셉트로 하고 이를 소행성이라는 거대한 재앙과 연결시킨 이 작품은 도망가지 않고 위기를 정면으로 맞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나 상처를 통해 세상으로부터 도망가는 아빠의 모습에 실망한 딸이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과 동시에 아빠에게도 용기를 북돋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주 강국으로서 러시아에선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꽤나 많이 제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주얼적으론 나쁘지 않은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반면 이야기가 대부분 아쉬웠는데 이 작품의 경우, 이야기도 비주얼과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또한 아빠와 딸이 소통하는 아이디어도 굉장히 신선했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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