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 전 뽐뿌 당첨으로 개봉 전 코엑스 메가박스 돌비 시네마로 <인디아나 존스 : 운명의 다이얼>을 먼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개봉 이후 다시 한번 더 챙겨보긴 했지만요.

인디아나 존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해리슨 포드의 대표적인 액션 어드벤처 영화 시리즈죠.

1편 레이더스가 1982년, 2편 마궁의 사원이 1985년, 3편 최후의 성전이 1989년, 그리고 4편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거의 20년 뒤인 2008년 개봉을 했고, 그로부터 15년 뒤인 올해 5편 운명의 다이얼이 개봉을 한거죠.

자그마치 40년을 이어온 시리즈는 이후 나온 수많은 액션 어드벤처 영화들의 바이블과 같은 존재이고,

해리슨 포드의 닥터 존스의 중절모와 채찍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고,

존 윌리암스의 메인 테마 '레이더스 마치'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대표적인 스코어이기도 하죠.

지난 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해리슨 포드가 작품상 시상자로 나와

2편에서 어린 꼬마에서 지금은 나이 50을 훌쩍 넘어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키 호이 콴과 뜨거운 포옹을 하고,

단상 아래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흐뭇하게 기립박수를 쳐주는 장면을 연출해 시청자들의 눈물을 쏟게 만들기도 했죠.

이처럼 오래된 영화팬들에겐 추억의 한자락이고 젊은층에겐 전설의 존재인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하지만 영화 자체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보자면 

1980년대의 전설을 꼭 5편까지 나와야만 했을까 싶은 애정어린 안타까움을 가지게 만들더군요.

이 영화의 배경은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착륙을 하던 해 입니다.

왜 현재가 아닌 54년 전인가 싶은 의문도 들법 하지만, 

달착륙이라는 과학의 획기적 사건과 상반되는 초자연적 현상들과 대비시키고자 하는 이유와 함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주된 내용이 2차대전 독일 나치와의 대결이기에 

현재는 100세가 넘었을 닥터 존스를 출연시킬 수는 없었기에 현실적 선택을 한 것이겠죠. ㅎㅎ

그런데.... 아무리 액션은 스턴트 대역이 했다고 해도 이제 80을 넘긴 해리슨 포드옹의 움직임은 어색할 수 밖에 없고,

일반적인 엑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영화를 바라보듯 흥분과 재미를 느끼기 보다는

왕년의 대배우의 노년의 모습을 애잔함과 안쓰러움으로 바라보게 됨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어느 정도 이를 상쇄하기 위해 빌런은 매즈 미켈슨을, 조력자로는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내세웠지만

세월의 무게를 덜어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1980년대에는 정말 엄청난 흥분과 재미와 스케일로 이후에 수없이 나온 액션 어드벤처 영화들의 교과서가 됐을지 모르지만,

40년이 지나 50년을 향해가는 21세기 관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엔 원조가 도리어 뻔해보이고 약해보이는 느낌을 갖게 만드네요.

무한애정을 가지고 4편까지도 직접 메가폰을 잡았던 스티븐 스필버그 마저도 단순 제작자의 한사람으로 물러난 영화를

거의 3억불 가까운 막대한 제작비를 써가며 굳이 5편까지 내놓아야 했을까 싶은 생각을 떨치기가 힘들더군요.

차라리 그냥 박수칠 때 아름다운 이별을 했어야하는게 더 낫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어쨌든 전설의 시리즈는 이렇게 막을 내리지만, 해리슨 포드 옹께서는, 더불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작곡가 존 윌리암스는

정말 오래오래 건강하게 영화팬들의 곁에 남아주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