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크로넨버그 감독이 연출한 <인피니티 풀>은 자신을 대신해 죽을 수 있는 클론을 발견한 한 소설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첫 소설을 쓰고 몇 년간 새로운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작가 제임스(알렉산더 스가스가드)는 출판사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둔 아내와 함께 위험하지만 굉장히 프라이빗한 도시에 위치한 최고급 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깁니다. 그러던 와중 자신의 소설의 팬이라고 접근하는 가비(미아 고스)와 그녀의 남편을 만나 저녁 식사를 즐기고 다음 날도 함께 하려고 합니다.

근데 워낙 위험한 도시라 리조트 외부 외출을 금하고 있는데 가비 부부는 외출을 제안합니다. 텅텅 비어 있는 해변에서 안락한 시간을 가진 넷은 리조트로 다시 돌아오던 와중 교통사고를 내 사람을 죽이고 맙니다. 사고를 낸 제임스는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려고 하지만 가비의 만류로 뺑소니 해버린 상황으로 리조트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다음 날, 경찰이 들이닥치고 제임스의 아내 그리고 가비 부부의 증언으로 인해 제임스는 경찰에 붙잡히게 되고 사형 선고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경찰은 '인피니티 풀'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클론'을 만들어 대신 사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다시 리조트로 돌아온 제임스. 아내는 두려움에 집으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제임스는 가비와 그의 친구들의 만류로 인해 리조트에 남게 됩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클론을 이용해 살인을 일삼고 벌을 자신들의 막강한 경제력을 통해 클론을 구입하고 그 클론이 대신 벌을 받습니다. 몇 번의 일을 겪은 제임스는 이미 이들처럼 중독 상황에 빠지기 직전까지 가지만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하지만 가비와 친구들은 제임스를 떠나지 못하고 막고 결국 제임스는 이 상황에 중독되고 맙니다.

감독의 이름을 보면 예상할 수 있겠지만 감독 브랜든은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아들입니다. 워낙 유명한 이름이라 아버지의 이름을 지우고 영화를 보기 솔직히 힘들긴 하더라고요. 게다가 영화의 스타일 또한 아버지의 영향을 꽤나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나약한 지식인도 그러하고 금수저들이 보이는 이상행동과 더불어 그들이 현실세계 그러니까 자신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상황으로의 변환도 능청스럽게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알렉산더 스가스가드와 미아 고스의 캐릭터와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스가스가드' 가의 첫째인 알렉산더는 화려한 외모에 반하는 유약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타잔>등의 강인한 캐릭터와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줘 인상적이었고 독특한 외모의 모델 출신 배우인 미아 고스는 악역으로서 자신의 외모를 잘 이용해 영화 속에서 제임스를 철저히 괴롭히는 역을 잘 소화해냈습니다.

브랜든 크로넨버그의 세 번째 작품이라고 하는데 전작들을 과연 어떨지도 궁금하더라고요. 과연 차기작들은 아버지와는 어떻게 다른 스타일과 이야기를 보여줄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