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영 감독이 연출한 <다섯 번째 흉추>는 매트리스에서 피어난 곰팡이가 여러 사람들을 거치면서 벌어지는 독특한 콘셉트의 작품입니다.
한 여성이 이사를 오면서 매트리스를 주문하지만 약속 시간을 어겨 배달원들은 매트리스를 외부에 방치해 둔 채 떠납니다. 그녀는 겨우 매트리스를 방에 들이고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매트리스 한 가운데에서 곰팡이가 조금씩 일어납니다.
매트리스는 외부에 버려지고 담배를 피고 두 남자의 등을 공격합니다. 인간의 척추 뼈를 탐하는 이 곰팡이는 조금씩 그 세를 넓혀나갑니다. 매트리스 또 다시 이동을 하게 되는데 이번엔 작은 모텔입니다. 이곳에서도 두 연인의 척추 뼈를 탐합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의 다섯 번째 흉추는 가져가지 못합니다.
이 이상하고 독특한 작품은 크게 세 연인을 통해 곰팡이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사랑과 슬픔을 먹고 자란 곰팡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는 사실 평범한 시선에서 이해하기 굉장히 힘든 작품입니다. 하지만 비주얼적인 충격이 꽤나 큰 작품이고 이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음악이 힘도 꽤 큽니다. 아마 이야기의 호불호보단 비주얼, 음악에 대한 호불호는 조금 적어보입니다.
두 명의 배우를 제외한 배우들은 음악을 하는 비전문배우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곰팡이'이기도 하고 좀 더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세영 감독은 이전 작품에서도 인간이 아닌 존재나 물건을 주인공으로 서사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떤 신선한 콘셉트로 다가올지 기대가 됩니다.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