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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펫졸드 감독이 연출한 <바바라>는 독일이 통일이 되기 전 동독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완전한 자유를 원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동독에 사는 바바라(니나 호스)는 소아과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국 신청서를 냈다는 이유로 동베를린에서 작은 시골로 강제 전출을 하게 됩니다. 낯선 환경에서 아무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 다른 의사들과 교류도 없이 출퇴근만 반복하는 그녀에게 유일한 기쁨은 서독에 거주하는 연인과의 짧은 비밀 만남입니다.
같은 병원에 다니는 안드레가 그녀를 챙겨주지만 그도 정부에 관할 아래 그녀를 감시하는 업무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바바라의 또 다른 삶의 이유는 병원으로 오는 10대들 때문입니다. 그들은 청소년 작업소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는 아이들인데 어느 날 스텔라라는 소녀가 병원에 오게 되고 그녀는 외적인 상처 뿐 아니라 임신까지 한 상황이라 바바라가 조금 더 신경을 써주고 있습니다.
영화 <피닉스>처럼 전쟁 직후만큼 제대로 된 사회분위기가 아니었던 냉전시대를 살고 있는 한 여성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진정한 자유 혹은 한 개인으로서 삶이 어떻게 통제되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희망도 함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희망의 끝자락이 스스로가 아니더라도 주인공의 선택은 고귀해보이고요.
페졸드 감독의 <피닉스>에서도 주연 역할을 맡았던 니나 호스가 이번 작품에서도 냉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 등장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붉은색 옷을 입고 등장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데요.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의 고민과 더불어 마치 다르덴 형제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올바른 어른들의 모습도 함께 보여줍니다.
페졸드의 다른 작품에 비해 멜로의 감성이 조금 더 하긴 하지만 안드레와의 관계가 묘하게 설정되어 있는 점이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런 정서가 페졸드의 영화를 보는 맛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전에 개봉한 <어파이어>도 이런 느낌의 작품이 될 것 같은데 정말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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