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is best는 현대 예술의 미니멀리즘부터 라면 레시피의 종착역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통용(?) 되는 현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는 그 심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본다.

어찌 보면 영화의 주된 내용보다는 사회적 지탄을 받고 공백을 가졌던 카라타 에리카의 복귀작이라는 점으로 더욱 주목을 받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일까 뚜껑을 열어본 영화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는 크게 주목할 내용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 왜 주인공 이이즈카는 잠에서 깬 아침만 되면 공허해지는 것일까?

세상이라는 파도에 떠밀려 살고 있는 듯한 이 시대의 젊은 여성 이이즈카의 공허함은 요즘 젊은이들이 느끼는 공통적 공허함이 아닐까?

아침이라는 시작점이 됐을 때 다시 반복될 별거 없는 일상의 허전함, 여지없이 찾아올 외로움, 미래의 부담감 등 이 모든 것들이 무력감이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짓누른다.

멍하니 바라보는 그녀의 방을 채우는 건 공허함이다.

그것은 마치 망망대해를 떠도는 작은 배 위에서 잠을 깨는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그 공허함을 조금씩 깨 나가는 작은 여정이 어쩌면 이 영화의 전부 일 수도 있다.

그 여정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너무나 아무것도 아닌 일상다반사일 수도 있고 무미건조한 나날 중 찾아온 불꽃놀이 같은 화려함 일 수도 있다.

그 변화의 시작점이 된 옛 친구 역할을 한 이모우 하루카는 주인공 카라타 에리카와 실제 친구라고 한다.

실제 카라타 에리카가 이 영화의 출연을 하게 된 계기도 절친 이모우 하루카 덕분이라고 하니 영화와 실제가 평행이론 같다.

일본 영화가 주는 잔잔함의 향기는 선입견으로 자리 잡혔다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본다.

사회적 논란으로 굴곡졌던 카라타 에리카의 복귀작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는 그래서인지 더욱 잔잔한 파도 같다.

아니다, 파도가 아니라 아예 바람 한 점 안부는 호수의 수면 같다.

영화의 확실하고 시원한 전개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불호 일 것이 뻔한 영화이다.

서사에서 무엇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기보단 그냥 주인공 이이즈카의 마음에 스며들어 볼 수 있다면, 그래서 그 공허함이 나도 느껴본 것임을 알게 된다면 그 어떤 확실한 서사의 전개보다 와닿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본인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함께 게시된 내용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