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내전 ( 김웅 지음.부키)

 2년 전에 황정민,강동원이 나온 <검사외전>을 본적이 있습니다.

관객 970만명이 들어 흥행에도 성공했죠. 지금에 와서 세세한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동행한 사람이 쓸쓸한 표정으로 '강동원 여전하네...'라고 했던 말만 바람부는 가을 날,낙엽 구르는 소리처럼

귓전을 맴돕니다.

 책 <검사내전>의 제목은 영화<검사외전>에서 따왔겠지요.

영화는 외부에서 필요에 의해 가공하거나 윤색된 이야기이고,책은 현직 검사가 검찰 내부에서 실제로 수행되었던

사건 처리과정과 검사의 사생활, 법과 관련한 주장들을 담아냈습니다.

 누구나 책이든 영화든 이런 류의 얘기들은 많이 접하며 살아왔습니다.

사건을 다룬,즉 범죄물은 시대불문 변함없이 관심을 끌어왔습니다.주류에 올라서지는 못한다해도

늘 기본은 하는 편이죠.'범죄는 인간의 잠재된 욕구'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검사내전>은 생각했던 것보다 내공이 만만치 않습니다.

저자인 김웅 인천지검 부장검사는 형사부 검사를 18년 했습니다.

대부분의 검사들이 선호하는 부서는 특수,공안,금융조세,기획부서등이고 그것들을 제외한 '기타분야'를

그냥 형사부라고 한다는데,고기로 비유하자면 갈비나 등심이 아닌 "그냥 고기"같은 것입니다.

 출세 지향적인 '문제검사'들은 대부분 특수부 출신들이죠.

그에 비하면 형사부는 빛도 안나고 '출세'에서도 배제되어 있는 반면 일은 엄청 많아

노가다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김웅은 그 속에서 '생활형 검사'로 살아오면서 보통사람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계몽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지닌 글을 꾸렸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는데 우리나라에서 일년에 발생하는 사기 건수가 24만 건이라고 합니다.

가히 사기공화국이라고 할수 있는데 사기꾼의 타켓이 되면 검사인 저자를 비롯해 누구라도

빠져나가기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하네요.

김웅은 간곡하게 말합니다. "제발 사기당하지 마라.피해자는 2등 국민이다'

법도 피해자를 기대만큼 보호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법정에서는 피해자의 반신불수보다 피고인(범죄자)의 치질이 더 중병 취급을 받는 답니다.

믿기 어렵지만 현직 부장검사의 말이니 가볍게 들을 수 없습니다.

상상초월의 수법으로 서민들과 사회초년생,가게를 구하는 사람등을 농락하는 실제 사례들도

유려한 글솜씨로 세세하게 기술했습니다.

흥밋거리로만 읽기에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온 국민이 다 아는 대한민국 검사들의 문제점은 대충 넘어갔습니다.

그 점만 빼고는 기꺼이 읽을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