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삶은 물, 츄르 탄 물 등등 뭔가 유기질이 포함된 물이 기관지로 넘어가면 그 속에 있던 단백질 지방 등 유기질들이 끈끈하게 기도벽에 붙어 높아진 습도와 함께 부패해 폐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확 높아집니다
특히 오메가-3 같은 걸 캡슐이나 스포이드로 입안에 바로 짜주시는 분들 꽤 보이시는데 이거 은근 위험한 거에요
오메가-3은 기름이라 인간노인에게서도 자기 전에 먹고 자면 누워 자는 사이 위의 캡슐에서 녹아나온 게 식도를 통해 기도로 넘어가 기관지에 흡착되서 폐렴을 일으키는 꽤 흔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 걸 입안에 바로 짜 먹이다 혹시라도 사레 들리면 강수로 기침하는 거랑은 위험도에서 비교가 안됩니다

따라서 강수를 할 경우엔 전 반드시 맹물로 하시라고 권합니다
뭔가를 타서 기호성을 높은 물은 초기 적응단계에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장기간 사용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며 가급적 아주 잠시 동안만 쓰거나 아예 안 쓰는 게 좋습니다


1. 2 강수에 필요한 도구 - 플라스틱 물약통에 관한 가이드

강수를 하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해서 딱히 정해진 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건 주사기, 플라스틱 물약통, 아깽이 수유용 젖병 등이며 이 중에 뭘 쓸지는 하나씩 써보던가 해서 집사와 아이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걸로 정하시면 됩니다만 전 일단은 물약통을 가장 권장하고요

보통 주사기로도 많이들 하시는데 전 물 들어가는 양도 너무 적고 힘조절도 물약통만큼 매끄럽게 안되서 바로 때려쳤지만 이게 더 편하다시는 분들도 많으시니 일단은 둘 다 써보시는 걸 권해요
저는 제가 쓰고 있는 물약통 위주로 안내하겠습니다


강수가 처음이시면 플라스틱 물약통은 PE 재질의 20ml에 주둥이가 긴 걸 먼저 권합니다
좀 더 자세하게 물약통을 고르는 법을 소개하면

1) 재질은 PE가 가장 좋다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재질에 따라 물 짜줄 때 섬세함이 확연히 차이 나기 때문에 PE를 권합니다
보통 같은 용량이라도 재질이 PE, PP, PET 이렇게 3가지가 있는데

PE가 가장 부드럽고 탄력이 있고 반투명 (중간의 희뿌연 거 각각 20, 45, 60cc)
PP는 살짝 반투명하고 어정쩡한 탄력이 약간 있고 (짜증나서 버려서 없음..)
PET는 다들 아시는 페트병 재질이라 투명하고 탄력은 거의 없어요(맨 왼쪽 투명재질 100cc)
그리고 사이즈 가늠하시라고 괜히 데려온 up4

PE도 사실 반투명하기 때문에 물 용량 보는데는 아무 문제없고 가장 중요한 건 재질이 연하고 탄력이 있어서 판매처들의 별칭도 말랑이 투약병이에요
당연히 물조절이 가장 정확하고 부드럽게 됩니다

아래로 갈수록 그리고 용량이 커질수록 힘조절이 반영이 안되어서 물이 찍 뿜어나오거나 튀는 식으로 나와서 애들 거부감도 더 심해질 수 있고 사람도 짜증나요
전 PP도 짜증스러워 도저히 쓸 수가 없었고 PET는 그냥 애 고문하기 딱 좋습니다

참고로 PE는 환경호르몬에 상당히 안전한 재질인데다 끓는 물 담으실 것도 아니라 그 부분은 너무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2) 주둥이는 긴 게 먹이기 편하다

이것도 은근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 전 긴 게 훨씬 편했고 써보신 분들은 대개 긴 걸 선호하시지만 짧은 게 낫다는 분들도 계시니 역시 둘 다 시험해 보세요

주둥이 끝부분은 혹시 뾰족하게 남은 돌기같은 게 없는지 쓰기 전에 손바닥이나 뺨 등에 직접 문질러 확인하시고요


3) 용량은 처음이면 20cc의 소형이 적당하고 어느 정도 물 먹이는 스킬이나 양이 늘면 45cc나 60cc짜리가 편하다

물 자꾸 담기 귀찮다고 100cc 짜리에 물 한번에 많이 담아서 먹이겠다 이런 게으름은 부리지 마시고요
플라스틱 통에 오래 담아둔 물이 뭐가 그리 좋겠어요
특히 여름엔 오래둬서 미덕지근해진 물은 사람도 싫으니 물은 남아도 급수할 때마다 바꿔주시고 또 병은 커질수록 물이 왈칵 나오는 경향이 있으니 저보다 더 큰 건 비추합니다

한 아이만 먹이면 될 때는 45cc 정도가 적당하고 저희처럼 한 번에 40~50미리 강수가 되거나 또는 두 마리를 동시에 먹여야 할 경우가 있으면 60이 좋고요

즉 종합하자면 긴 주둥이의 PE 재질의 20cc가 초보에게 맞고 중수부터는 45cc 또는 60cc 물병이 적합해요


4) 구입 방법

처음에 시작할 때는 일단 집 근처 큰 약국 또는 소아과 근처의 약국을 찾아가세요
소아과 근처는 애들 물약을 다 소분해서 처방이 나가기 때문에 물약통을 가장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는 곳이라 가서 작은 물약통 하나 달라고 하면 몇 백원 받거나 아니면 공짜로 하나 주기도 합니다

주둥이가 길지 어떨지는 운인데 소아과 근처에서 실패했다면 큰 약국이나 이비인후과 근처의 약국에 가서 코세척용 작은 물약통 달라고 하면 대부분 긴 주둥이도 구비하고 있어요
재질은 또 운이지만 대부분은 20ml 소형통은 PE로 구비하고 있으니 한 두세군데만 발품 팔면 주둥이와 몸통을 따로 구해 합체해서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해서 물약통을 하나 구하면 그걸로 한동안 애랑 드잡이질하며 먹이시면 되는데 이것도 수명이 있어요
아무리 오래 써도 한 3주 정도 지나면 바꿔주세요

쓰다보면 느끼실건데 하루에도 몇 번씩 물 넣는다고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기 때문에 점점 이게 헐겨워져서 물이 새기도 하고 또 세척이 어려운 구조라 아무래도 계속 쓰긴 좀 찜찜합니다

약국에서 몇 개 구하실 수 있으면 그렇게 하시고 좀 더 큰 용량을 찾으시거나 맘 편하게 여러개 쌓아두고 쓰고 싶으시면 인터넷 몰에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팁을 드리자면 네이버의 경우 검색어를 '투약병 PE'로 넣고 검색하면 초기화면엔 100개씩 파는 곳들만 우르르 나오니 정렬을 가격순으로 해보시면 1개씩 또는 10개씩 낱개로 파는 곳들부터 나오거든요

오늘 검색 해보니 첫 페이지엔 해당되는 곳이 없고 2번째 페이지 중반 정도 가면 PE 재질에 주둥이를 긴 걸로 교체해주면서 용량 큰 것도 파는 곳들이 나와요

예를 들자면 이런 데서 사시면 돼요
제가 검색했을 때 저 조건 다 갖추고 가장 저가에 파는 곳이었는데 검색해보시고 다 충족되면서 더 싼데 찾으시면 거기서 사시면 되고요
당연하지만 저기랑 아무 관계 없습니다 ㅎㅎ


5) 어떤 물을 먹일 것인가

암거나 상관 없습니다
수도물도 정수기물도 생수도 상관 없고 온도는 너무 차갑거나 뜨겁지 않은 그냥 상온에 둔 물온도 또는 미적지근한 정도가 적당해요

너무 차가운 물은 애들이 깜짝깜짝 놀랄 수 있어 비추합니다
익숙해진 뒤엔 여름엔 조금 더 시원한 물을 좋아하기도 하는 등 애들 기호를 봐가며 조절해주시면 되고요


1. 3 실전 강수

1) 강수에 적합한 타이밍

도구까지 준비되었다면 애랑 이제 씨름을 할 차례인데 가장 좋은 타이밍은 방금 사료 먹고 난 뒤입니다
사람도 밥 먹고 나서 물 땡기듯 애들도 밥 먹고 났을 때가 가장 목이 말라요
따라서 배가 두둑하게 부를 때 강수를 하면 비교적 앙탈이 적고 배가 비워져있거나 아프거나 삐져서 사료거부 중일 때는 강수도 더 거세게 거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좀 야매스런 조언이긴 한데 로얄 SO를 먹이는 동안은 나트륨이 좀 높아 먹고 난 직후 목이 더 마르기 때문에 제 경험상 이걸 먹이면서 강수하는 게 애들이 당장 자기도 목이 마르니까 안 먹일 때보다 더 쉽게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전 빠른 적응을 위해 로얄 SO를 좀 집중적으로 먹이시는 것도 하나의 보조적 방법이라 보며 저 개인적으로는 방광염 낫고 난 뒤에도 음수량이 좀 준다 싶을 때나 습식전환 중 등등에 조금씩 첨가해서 꽤 쏠쏠하게 썼어요

소금을 그냥 타는 건 이래저래 용량에서 불안하지만 이건 사료 안에 알아서 적정량이 들어가 있으니 비교적 함량에 신경 안 쓰면서 나트륨빨을 받을 수 있거든요

뭐 이것도 강수 처음 시작할 땐 목이 마르건 안 마르건 발광을 할 확률이 높아 안 통할 수도 있긴 한데 나중에 다른 사료 먹이면서 강수해보시고 다시 로얄 먹이고 강수해보시고 하면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그 외의 적절한 타이밍은 없습니다
그나마 가장 거부가 적어서 좀 많이 먹일 수 있고 시작하기 좋은 타이밍이 저거라는 거고 급하게 음수량을 채워올리셔야 할 땐 그냥 애 쫓아다니며 애가 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타이밍...

그래서 애 퇴원한 직후는 몸 아프고 밥도 잘 안 먹히고 짜증 스트레스 팍 받아 있는 상태라 강수 시작하는 게 특히나 어려워요
강수가 가장 필요한 순간이지만 반면 또 가장 애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이라 그리도 힘든 거거든요
그러니 원래 안 되는 애 못 받아들이는 애라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끈덕지게 시도해보세요

개중엔 죽어도 안 된다는 애도 있지만 대부분의 애들은 아깐 발광해놓곤 어느 순간엔 또 생각보다 잘 받아 먹기도 하고 그런 타이밍들이 있어요


2) 강수하는 자세

물 먹이는 방법은 집사님이나 애들마다 방법들이 달라서 고다 내에 많은 강수 동영상이 있으니 되도록 많이 찾아보시고 우리 팀은 어떤 게 적합할지 이리저리 시도해 보세요
그 중에 뭔가 이거다 싶은 게 나올 거에요

제 경우는

i) 아이가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가급적 몸의 터치나 구속을 줄일 것
ii) 조급해하지 말고 한 모금 먹이고 쉬고 한 모금 먹이고 쉬고 하면서 애에게 여유와 시간을 충분히 줄 것

에 가장 중점을 둡니다

몸이 구속될수록 애가 더 반항하고 거부하기 때문에 가급적 신체는 가벼운 터치로 제어하고 어딜 잡고 있다거나 하는 건 줄여나가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느리게 천천히 먹일수록 사레 들 일은 줄어듭니다
따라서 물 20 먹이는데 한참 걸려도 괜찮으니까 느리게 느리게 시작하세요

또 물은 목구멍을 직접 향해서가 아니라 입천장 내지는 반대쪽 잇몸을 향해 비스듬히 흘려넣어 주셔야 해요

마개 가져다 대는 위치는 제 경우 송곳니 뒤의 치아가 좀 작고 짧은 부분에 주로 물병 주둥이를 대고 넣어 줍니다

둘째 처음 강수 시작할 때 찍어둔 영상은 기본적인 강급 자세나 집사의 마음가짐에선 도움이 되실테니 또 우려먹기로 올려둡니다

근데 이게 잘 먹히는 애가 있고 아닌 애도 있고 또 잘 먹히는 애라해도 저게 저렇게 몇 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하루종일 수십번이 되면 못 견딥니다

왜 우리애는 저렇게 안 되지 ㅠㅠ 당연히 안돼요 정상입니다 영상의 쟤가 비정상이에요

저희 둘째는 원래도 물을 잘 먹던 애라 물 자체에 크게 거부감이 없는 편이고 무엇보다 얘는 방광염 환묘도 아니어서 저도 그냥 반쯤 재미로 시작했지 방광염 터져서 당장 막 먹여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영상은 그냥 교과서적으로는 이렇구나 하고 참고만 하시면 돼요


대부분의 사막 고양이들은 입가에 물이 조금만 흘러들어와도 기겁을 하기 마련이고 저희 첫째도 그랬습니다

따라서 저도 첫째 때는 저렇게 여유만만하게 했던 거 절대 아니고 첨엔 좀 존중하며 먹이다가 급기야는 도망가는 애 꽁지 붙잡아 질질 끌어가며 품에 안아 반쯤 속박하기도 해서 억지로 한방울씩 먹였어요

병원에서 카테터 빼고 돌아온지 하루도 안 지난 애를 붙잡고 한 번에 5ml 씩 먹여 하루 150 씩 먹였으니..
저도 그 며칠간은 심적으로 힘들어서 돌기 직전이었고 그저 내가 이걸 안 하면 얘가 또 그 끔찍했던 과정을 반복해서 당한다는 것만 되뇌이며 며칠간은 밤에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 애 잡아 물 먹이고 자고 그랬어요


다만 잊으시면 안 되는 건
절대로 애한테 짜증을 내지 말고 물 먹이면서 무섭게 입 꾹 다물고 계시면 안된다는 거에요
상냥하고 기쁜 말투로 끊임없이 칭찬 칭찬 폭풍 격려

손으로는 애 멱살 잡고 물 짜넣고 있어도 입으로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온갖 말도 안되는 칭찬을 쏟아내고 한 10~20 미리 정도 먹어 한통 비워질 때마다 츄르라도 조금씩 주면서 또 폭풍칭찬 칭찬 어화둥둥 하셔야 해요
애들 모를 거 같아도 다 알거든요


강수는 그냥 인내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아이가 공포심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게 최대한 칭찬하고 배려하고 간식도 동원하는 반면 아무리 성질 내도 절대로 그만두지 않고 좀 쉬었다 한 방울씩이라도 끈질기게 시도하고 매달리는 게 병행이 되어야 해요
숟가락 살인마 비슷한 거라 보시면 돼요

울 애들은 이미 1년 가까이 강수를 해서 서로 너무 익숙한 터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는 크게 도움은 안 되겠지만 영상 첨부해 둡니다

근데 저희도 지금 습식전환 중이라 애들이 뱃속이 비어 강수를 확 거부하고 있어서 처음 거 처럼 저렇게 여유롭게 못하고 두번째 거처럼 뒷목 딱 받치고 압박 줘가며 먹이고 있어요 ㅎㅎ
저러다 뛰쳐나가면 얼른 또 체포해서 어깨에 손 딱 올려 너 가면 안된다는 무언의 압박과 함께 꾸역꾸역...

3) 1회 적정 강수량

저희 경우는 그렇게 폭풍의 한 주 가 지나고 나니 어느날부터 한 번에 5~10 겨우 먹던 게 슬슬 10~15가 되고...

한 달 넘어 두달째로 접어드니까 어느새 칭찬 받고 간식이 먹고 싶어지면 물 주는 지정석에서 애가 먼저 앉아 물 달라고 물통 굴리기 시작했고 ㅡ_ㅡ;

둘째가 슬그머니 강수 대열에 끼인 뒤엔 얘가 며칠만에 한 번에 30을 쫙 빨아먹는 걸 보고 아 물 잘 먹는 애는 한 번에 이정도는 먹으니까 그만큼 물을 먹어내는구나 싶어서 큰애에게 20 이상을 주기 시작했더니 의외로 받아 먹었고

둘째가 곧 40~50도 꽤 자주 쫙쫙 빨아먹길래 큰애도 30 이상으로 늘려봤더니 또 의외로 받아내길래 40으로도 줘보고...

강수량은 기본적으로는 한 번에 20 이하가 부담없는 적정선이라고 봐요

다만 그보다 더 많이 받아낼 수 있는 애들도 있으니까 딱 선 긋지 마시고 애하고 잘 상의하셔서 양을 정해보세요
그렇다고 애 용량보다 과하게 억지로 먹이면 강수에 대한 거부감과 기껏 먹인 것마저 구토로 도루묵이 될 수 있으니까 절대 무리하게 요구하지는 마시고요

상으로 주는 간식은 마른 것보단 츄르처럼 습식형태가 그나마 적당하고 방광염에 간식을 주는 건 그다지 좋은 건 아니나 강수를 할 때는 좀 예외라고 봐도 좋습니다

일단 간식을 준 마이너스 이상으로 수분을 플러스로 섭취할 수 있고 또 수분섭취라는 아주 큰 목적을 위해 약간의 당근을 쓰는 거라서 20 먹이고 츄르 1개 이러면 많이 곤란하지만 전 초기에는 하루 1개 또는 좀 더 줬던 거 같아요
당장 급하게 음수량 150~200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 정도야 뭐...또 간식량이야 애 눈치 봐가며 차차 줄이면 되는 거고요

전체적인 강수량은 상황에 따라 조정하시면 됩니다
초반엔 가급적 요도가 막히는 걸 방지하기 위해 150은 먹이시는 게 좋지만 애가 거부가 너무 심하거나 좀 휴식이 필요하다 싶을 땐 하루 이틀 최소만 먹이시던가 아예 쉬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런 건 누가 획일적으로 코치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집사가 아이를 잘 관찰하며 조절하셔야 해요
저도 줄곧 150 이상 먹인 건 아니고 80~200을 그날그날 보고 왔다갔다 하며 먹였어요



강수는 말은 강제라는 말이 붙지만 사실상 고양이와 집사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2인 3각이에요
2인 3각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건 느린 쪽이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최대한 맞춰 주셔야 하고요

반면 한쪽이 멈춰버리지 않도록 어느 정도 강제로 끌고 가야 한다는 것도 잊으시면 안됩니다


부록으로 제가 방광 맛사지 하는 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제 방법은 좀 야매인데 일반적인 방광 맛사지 목적인 소변 잘 보도록 유도하는 방법은 아니고 방광에 가볍게 자극을 줘서 안에 있던 슬러지가 한군데 몰려 쌓이지 않고 소변 볼 때 배출이 쉽도록 가볍게 흔들어주는 방법이에요

밥 먹고 강수까지 하고 나면 대개 좀 지나면 소변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 전에 또 애를 잡아 양반다리 위에 눕혀 천천히 할머니가 손자손녀 배 쓸어주듯 쓸어주고 짤짤 흔들어준 뒤 요도까지 슥 훑어내리는 방법입니다

이거 하면 막 큰 도움 되냐 하면 그런 건 아니고 걍 전 초음파로 방광 내부 볼 때 진동을 좀 주면 슬러지가 이동하는 걸 보고 아이디어 얻어서 한 번씩 해줬어요 ㅎㅎ

방광 위치는 양 허벅지가 시작하는 부분 사이로 생각보다는 상당히 윗쪽에 위치하며 절대 세게 누르지는 마시고 그냥 지그시 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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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해서 기나길었던 방광염 글이 드디어 끝났네요

한 가지 빼놓은 게 있다면 시스테이드 등의 보조제들인데 저도 몇가지 먹여보기도 했지만 강수에 비하면 효과면에서 택도 없을 정도라고 느꼈고 또 작용하는 기전들에도 아직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 일부러 뺐습니다

나중에 좀 더 정리가 되면 따로 올릴 수도 있겠지만 전 기본적으로 먹여서 나쁠 건 없긴한데 처방사료나 습식 및 강수가 비교도 안되게 효과적이고 더 직접적이며 파워풀하기 때문에 굳이...라는 쪽입니다
그래서 이쪽은 아마 앞으로도 업데이트 될 일은 어간해선 없을 거 같네요

즉 먹일만 하면 먹이시면 되고 아님 말고 그 정도랄지 보조제는 보조제일 뿐이라서 너무 신뢰를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시스테이드 먹이면 강수 안 해도 재발 없을 거라는 믿음은 안 가지시는 게 낫다는 거...



작년 가을 큰애가 방광염으로 한 차례 애를 먹은 것이 지금 제가 이만큼이라도 고양이 음수나 하부요로계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된 계기였기 때문에 어떤 의미로 전화위복이었다고 생각해요

24시 병원에 새벽에 차 몰고 나가고 집에서 소변줄 단 애 보살피고 물 짜먹이고 정말 그때 생각만 해도 참 애도 저도 고생스러웠지만 덕분에 제 생각도 많은 것이 바꼈고 아직 젊은 우리 애들이 앞으로 십여년을 건강하게 살려고 그런 일이 있었나보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글들은 제가 뭔가 새로 알게 된 게 있거나 하면 이후에도 조금씩 수정될 것입니다

그럼 긴 글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며 모든 방광염 환묘 아이들의 빠른 쾌유와 건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