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의 2배를 웃돌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같은 날 테슬라는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의 75%를 매각했다고 밝히면서, 중국의 봉쇄 장기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현지언론은 20일(현지시간) 테슬라의 2분기 순이익이 22억6000만달러(약 2조9651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11억400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주당 순이익은 2.27달러로, 전문가 예상치(1.83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매출은 169억3000만달러로 전년(187억6000만달러) 대비 9.7% 감소했다.
전 세계 차량 인도 규모는 25만469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지만, 1분기(31만48대) 보다는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 인도 물량이 줄어든 것은 2년 만이다.

테슬라는 2분기에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공급만 불안 등으로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지만, 전기차 가격을 인상해 이익을 늘린 것으로 평가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차량 가격에 대해 "높은 수준으로 (계속) 올릴 수는 없다"면서 인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가격을 꽤 많이 올렸고, 솔직히 (테슬라 가격은) 난처한 수준에 있다"면서도 "우리는 공급망과 생산 충격도 많이 겪었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고 부연했다.
다만 "(가격인하에) 희망적이지만, 이것은 약속도, 그 무엇도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머스크 CEO는 또한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보다는 생산 문제가 테슬라가 직면한 더 큰 과제라고 봤다.
그는 "많은 모델들은 긴 대기시간이 걸려있고, 일부는 내년까지도 기다려야 한다"면서 "수요는 우리에게 얼마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선 4월 그는 올해 회사가 15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으며, 상반기까지의 생산은 56만4000대에 그쳤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올해 말 들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제적 예측을 하는 것은 오류를 내포한다"고 강조해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알루미늄 탄소강과 같은 일부 상품 가격은 하락세지만, 리튬을 포함한 다른 상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기업가들에게 리튬 정제 사업에 뛰어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테슬라는 올해 2분기 동안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의 약 75%를 매각해 법정화폐로 전환했다고 밝혔으며, 이를 통해 대차대조표에 9억3600만달러의 현금이 추가됐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중국의 봉쇄가 언제 완화될지 불확실했기 때문에 그를 감안해 현금 포지션을 극대화 하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미래에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것(현금화)을 비트코인에 대한 어떤 판단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면서 "도지코인은 팔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같은 날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포드 자동차가 전기차 시장 진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연기관차 사업 부문인 ‘포드 블루’ 등에서 최대 8000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오는 2026년까지 3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던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의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는 포드 블루를 ‘회사 전체를 위한 이익과 현금엔진’으로 전환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는 인력 감축이 이익 증대의 핵심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지난 2월에는 한 컨퍼런스에서 "사람이 너무 많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감원 방안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관계자들은 올 여름에 해고가 단계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팔리 CEO는 지난 3월 전기차 부문에 대한 지출을 500억달러로 늘리고, 지난해 2만7140대 수준이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을 오는 2026년까지 연 200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포드의 전기차 매출은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의 출시에 힘입어 전년 동월보다 76.6%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