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다시 감독이 연출한 <메이드 인 이태리>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오래된 집을 팔기 위해 런던에서 온 한 부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잭 포스터(마이클 리처드슨)은 갤러리에서 관장으로 일하고 있지만 실 소유는 아내와 그녀의 아버지의 것입니다. 오랫동안의 별거로 이혼을 앞두고 있는 잭은 아내가 마지막 이혼 통보를 하고 갤러리에서도 떠나주길 바랍니다. 홧김에 잭은 직접 갤러리 사겠다고 하자 아내는 한 달 동안 돈을 마련해오라고 합니다. 잭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있는 집을 팔려고 화가인 아버지 로버트 포스터(리암 니슨)과 함께 떠납니다. 하지만 20년 동안 방치된 집은 폐허나 마찬가지이죠. 둘은 집수리를 하기로 결정하고 한 달간 머물기로 합니다.

한편 잭은 마을에서 레스토랑을 하는 나탈리아를 만나게 되고 묘한 감정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을의 어른들은 과거에 이곳에 살았던 로버트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에 관한 기억을 하게 되죠. 그녀는 교통사고로 20년 전에 세상을 떠나고 잭과 로버트도 이탈리아를 떠나게 되었던 겁니다.

어떤 한 목적을 위해 달려가는 인물이 의외에 기회에 관계를 회복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에선 그 관계가 아버지와 아들입니다. 아들은 이혼, 아버지는 사별. 결국 둘은 외로운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그 빈 공간을 서로가 채워줘야 하는데 그 동안의 반목의 세월이 너무나 깁니다. 소통하지 않은 기간 동안 서로에 관한 오해가 깊게 쌓인 것입니다.

과거의 추억이 있는 공간으로 둘은 돌아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소통의 시간을 조금씩 가지고 꽁꽁 감추어왔던 이야기를 하나씩 하면서 부자관계는 회복됩니다. 그리고 아들 잭의 목표도 바뀌기 시작하고요.

이 관계회복을 보는 것과 더불어 토스카나의 멋진 풍광을 보는 맛이 있는 작품입니다. 과하지 않게 그 영상들이 제공되고 있는데 그 모든 장면이 액션에 걸어놓고 싶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그 아름다운 광경에 이야기가 조금 잡아먹힌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멋진 오페라 곡들이 이 아름다운 풍광도 더불어 지는데 파바로티의 아리아가 등장할 때마다 뭔지 모를 감성이 올라오더라고요. 다시 한 번 느끼지만 파바로티는 위대한 성악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이야기는 예정된 결말로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에 다른 방향의 결말이라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잊고 있었지만 10여 년 동안 액션을 보여주셨던 리암 형님은 <쉰들러 리스트>의 쉰들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정도로 이 작품에선 감성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단 한 번의 주먹질도 없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