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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각 감독이 연출한 <싸나희 순정>은 한 시인이 시골마을로 내려가 마을사람들과 어우러지면서 벌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인 유씨(전석호)는 서울을 떠나 기차를 타고 목적지 없는 여행을 합니다. 그러다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는 곳에 그냥 내려버리고 아름다운 꽃밭에 드러눕다가 지나가던 원보(박명훈)에게 핀잔을 듣게 됩니다. 유씨는 그 마을이 맘에 들어 원보에게 집을 구하려다가 원보의 집에 머물게 됩니다. 술독에 빠져 살던 유씨는 조금씩 마을과 마을 사람들에 삶에 녹아들고 원보가 동화작가를 꿈꾼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큰 사건 없이 진행되는 작품입니다. 마치 <리틀 포레스트>처럼 마음 편히 힐링이 된다고 할까요? 유씨와 원보의 캐릭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 짓게 되는 작품입니다. 악역도 없고 인물의 심각한 고뇌도 없지만(유씨의 어떤 선택이 있긴 하지만) 맑고 순수한 캐릭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연출자의 이름이 너무나 익숙해서 찾아보니 영화 단체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셨고 전주영화제를 이끌 기도 했던 이력이 있는 감독이었습니다. 꽤나 오랜만에 만든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군더더기 없이 꽤나 괜찮은 연출력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음악의 사용이 조금 빈번했던 것이 이 작품과는 조금 안 어울리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이야기는 오히려 판타지적이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리얼리즘이 어느 정도 가미된 이런 판타지라면 언제나 반갑게 맞이할 준비가 개인적으론 되어있습니다. 다음 작품은 조금 빠른 시일 내에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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