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코놀리 감독이 연출한 <드라이>는 어릴 때 떠난 고향을 다시 돌아온 한 FBI요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호주의 시골마을, 커다란 지역이지만 규모에 비해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적은 이 지역에 온 가족을 살해하고 본인 자살한 루크라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애런, 그레첸, 엘리 3명의 절친이 있습니다. 그 중 애런이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애런은 어릴때부터 함께 했던 세 친구와 묘한 감정이 얽혀있습니다. 그 시절은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애런이 엘리라는 여자아이에게 고백을 함께 만나기로 한 날 엘리는 강가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 곳엔 애런이 엘리에게 준 쪽지도 있어서 딱 오해하기 좋은 증거가 된 겁니다. 아들이 범인으로 몰리는 것을 참지 못한 애런의 아버지는 정든 고향을 떠납니다. 그리고 애런은 수십 년만의 친구의 장례식에 참여하기 위해 온 것이죠. 그리고 수사관으로서 루크의 사건은 뭔가 문제가 있고 과거 엘리의 사고 또한 문제가 있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애런를 반기지 않은 마을 주민들의 항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친구 그레첸과 마을에 있는 학교 교장만이 애런을 응원해줍니다. 물론 이 지역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으니 젊은 경찰관도 등장해 애런과 함께 수사를 진행합니다.

90년대 초반 애런의 10대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입니다. 현재의 사건과 수사 진행 과정을 90년대 당시 엘리의 사건과 결부시켜 보여줍니다. 애런도 100퍼센트 떳떳하지 못 한 상황입니다. 왜냐면 애런도 거짓증언을 당시에 했기 때문이죠. 그건 친구 루크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 모두가 애런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 때문에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 그 사건의 범인을 애런으로 여기는 겁니다.

사건 진행 상황이 진척되는 순간 숨겨졌던 범인의 정체 밝혀지면서 애런 그리고 관객들이 의심했던 인물에 대한 오해도 풀리게 됩니다. 그 오해의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범인의 정체도 꽤나 잘 숨겼다고 생각되고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보이는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를 잘 살리고도 있습니다.

하지만 엔딩, 그러니까 에필로그라고 봐야 할 시퀀스에서 조금 의아했습니다. 과거사건 장소를 보고 고향을 다시 떠날 애런은 무언가를 발견하고 엘리에 대한 진실 혹은 엘리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그 증거를 가지고 어디로 향할지 영화는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마칩니다. 엔딩 자체는 그 문제가 없다고 보이지만 결국 애런의 '반성' 혹은 '속죄'는 영화 내에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마을 주민들에게 '거짓말 한 적이 없다'라는 말로 일관하죠. 방어 기재로 그럴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스스로는 분명히 반성 혹은 속죄하는 모습이 꼭 있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는 끝까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감독은 반성하지 않는 그를 악인으로 묘사하지도 않습니다. 꽤 괜찮은 미스터리 디텍티브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이 한가지 점 때문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이 든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