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토요일 이틀간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주말을 보내니 아 내가 이러다 죽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땐 역시 콧구멍에 산의 맑은 공기를 쐬어주어야죠. 오늘도 회사에 앉아있다가 충동적으로 퇴근후 혼자 청계산을 오르자는 계획을 합니다.

지난번에는 옥녀봉까지만 갔다가 돌아왔기에 오늘은 꼭 매봉에 오르리라 다짐을 합니다. 

사실은 일단 갈림길에서 한번 더 고민해보기로 하고 출발합니다.

오늘도 커피 한잔을 비운 다음에 심박수를 키우고 원터골입구로 향합니다.  오늘은 좀 더 서두른 덕에 청계산역 무료 주차장에 7시 40분쯤 도착합니다. 

며칠 전보다 해가 훨씬 짧아진 느낌입니다. 출발부터 어둡네요.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27분쯤 되어 원터골 약수터에 도착합니다. 갈길이 멀기 때문에 미리 약수터 물을 벌컥벌컥 들이킵니다. 벤치에 앉아서 쉬다가 출발 직전에 물을 한잔 더 들이키는데 붉은색 글씨의 팻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음용부적합"

네 여러분 청계산 약수터의 물은 마시는게 아닙니다. 물은 꼭 지참하세요ㅠㅠ 며칠전 왔을때는 큰통에 물을 떠가는 할아버지도 있었는데 참 이상하네요..

역시나 40분쯤 지나서 매봉과 옥녀봉의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늘은 매봉을 가다가 힘들면 중간에 내려오는 한이 있어도 왼쪽 길을 택하자. 마음 먹고 매봉으로 향합니다.

지루한 계단을 한참을 오르고 있는데 뒤에서 밝은 빛이 쫓아오더니 금새 저를 추월해 갑니다. 오늘따라 제 플래쉬라이트는 왜이렇게 어두워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매바위와 매봉 팻말을 아이폰으로 촬영하려고 플래쉬라이트를 비추고 찍었는데 그냥 화면에 검은색밖에 안보입니다. 그냥 매바위와 매봉에서 찍은 야경 한장씩을 남깁니다.

그 이후로 매봉에 도착해서 내려올때까지 사람은 코빼기도 안보입니다. 

중간 중간에 혼자 쉬면서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매바위에 도착합니다. 트랭글 앱에서 배지를 줘야 하산하는데 매봉까지는 올라야 배지를 주나봅니다. 결국 매봉까지 약 두시간정도 소요된 것 같네요. 

그리고 하산을 시작하려 하는데 갑자기 저의 플래쉬라이트가 방전되어 버립니다. 하는 수 없이 아이폰 라이트를 켰는데 밝기가 훨씬 밝네요;; 난 오늘 왜 이렇게 어둡게 산행을 했을까... 아이폰 배터리가 많이 남아 있어서 다행이지 얼마 없었다면 정말 난감할뻔 했네요..

두번째 야간솔등은 첫번째보다 훨씬 무덤덤합니다. 오늘은 그냥 기분 탓인지 산 위에서 계속 밝은 빛이 비치는 기분이 들어서 별로 무섭지도 않았습니다. 

10시가 넘어서 하산을 하는데 그시간에 혼자 입산하는 여자분이 계시더군요..

그리고 4월엔가 같은 코스를 올랐을땐 정말 너무 힘들었는데 그동안 쉬운 코스 위주로 많이 연습을 해서 그런지 그때보다 훨씬 가볍게 오른 느낌이네요.. 일부러 높은 산은 피해 다녔는데 이제 슬슬 500미터 이상도 다녀봐야겠네요. 

이상 두번째 청계산 야간솔등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