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의 월드컵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대표팀은 역대급으로 욕을 먹었던 지난 대회보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들고  귀국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매번 월드컵이 끝나면 우리는 거시적 관점에서 축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기 보다는

차기 대표팀 감독이 누가 될 것인가에 더 관심을 가졌다.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누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든지

누구는 절대 안된다 하는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월드컵에서 실패는 오로지 전임 감독 한명의 탓으로 돌리고 이름난 외국인 감독이라도 오면

그가 한국 축구를 위해 내려온 메시아 처럼 떠받들고 기대한다.

바꿔 말하면 축협은 모든 책임을 대표팀 감독 한명에게 돌리고 돈 조금 써서 유명한 외국인 감독 한명만 모셔오면 된다는 말이다. 

대표팀 감독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대표팀 감독 한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2002년의 성공과 2014년의 실패를

통해 너무나도 잘 알고있다. (지금도 처절하게 배우고 있다.)

하지만 유명한 감독 한 명 온다고 우리 축구의 문제점이 다 해결되지는 않는다.

한 나라의 축구 대표팀은 그 나라 축구의 총체라고 하지만 대표팀 감독이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이다.

유소년 축구, 연령별 대표팀, 국내 리그 등 대표팀이 꾸준히 성적을 내기 위해선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 많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며 축협에서 늘 하는 말이 있다.

"대표팀의 성적 뿐만 아니라 유소년과 연령별 대표팀 등 한국 축구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 힘써 줄 것을 기대한다."

대표팀 성적 내기도 힘든데 우리 한국 축구 전반의 체질을 개선 시키고 발전까지 시키라고?

과연 그 정도 역량을 가진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나 할까?

정 그렇다면 감독이 아니라 협회 회장 내지 기술위원장으로 모셔야 되지 않을까?

대표팀 감독 한명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헛된 망상을 버려야 한다.

축협이 감독 한명 바꾸는 것으로 실패를 무마하지 못하게 해야한다.

혹자의 말처럼 매일 축구장을 찾아 리그를 관람하고, 유소년 축구와 여자 축구에도 관심을 가질 순 없다.

하지만 가끔씩이라도 협회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비판하고 목소리를 내야한다.

유소년 시절 부터 기본기와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 8인제 축구는 언제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

각급 대표팀 감독은 누가 어떻게 선임되는지 등등 어쩌면 명장 누가 오는지 보다 중요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