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릴때 부모님은 제 동생이 태어나고 둘을 키우기 힘드셔서
저를 외가집에 보내 거기서 자랐습니다.
마당이 있는 단독 주택이었죠.(화곡동 까치 터널 옆)
거기서 저는 재롱이라는 검둥개를 할머니께서 얻어오셔서 젖을 땐 놈을 길렀습니다.
제가 기억나는건 아마도 유치원때 데려와서 제가 늘 밖에 나갔다 오면 엄청나게 저를 반기면서
프로펠러처럼 꼬리를 흔들었던 녀석이었죠..
그녀석이 너무 좋아 저는 자다 말고 몰래 빠져나가 개집에서 잔적도 몇번 있습니다.
물론 다음날은 회초리 세레였죠..
어느날 늘 얌전하고 순하디 순한 재롱이가 제가 국민학교 마치고 오는 길에
할아버지와 재롱이가 저를 마중나왔다가 근처 어느집의 개가 제가 재롱이를 보고 뛰어가는걸 보고
막 짖으며 저한테 위협을 가하자 그녀석과 재롱이가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전후 사정도 없이 그 개 주인은 자기개가 진도에서 데려온 비싼개라고 하면서
어디 되도 않는 똥개가 먼저 물었다고 피해 보상을 요구 했습니다.
뭐 전후 사정은 그후엔 제가 어려서 빠져있었는데..
그 후 3일뒤쯤 재롱이를 멀리 큰 외삼촌댁에 보낸다고 어쩔 수 없다고
그러더군요
그날 엉엉 울면서 못데려 간다고 그랬고
다음날은 학교도 안가고 지키고 있었는데 외삼촌의 납치로 인해 학교에 던저 졌었습니다.
당연히 돌아와 보니 재롱이는 이미 큰외삼촌댁으로 데려간 후였고요..
그렇게 몇일을 울면서 개집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 저를 보고
할머니는 다시는 개를 집에서 안키우시겠다며
마당에서 할아버지랑 제가 만들었던 개집도 모두다 버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중학생이 되고 재롱이가 잊혀질때 쯤..
부모님이 큰외삼촌댁에 다녀오시더니
재롱이가 차에 치여 몇일전에 죽었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근데 왠일인지 약간만 슬프지 별로 크게 슬프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동물과 헤어지는 그 순간의 슬픔과 잊혀지는 허무함이 싫어서
다시는 키우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고 어느덧 삼십대 중반에 다다르게 되었네요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게
우연한 계기로 우리 오월이를 데려오게 됩니다..
이녀석은 애견샵에서 많이 커버려 분양이 안된걸
애견샵 사장님의 친구에게 선물로 보내졌고..
거기서 또 파양되어 저에게 온 녀석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의 손길에 엄청 예민하고 떨어지기 싫어하는 분리 불안이 강합니다.
이녀석을 데려올때 끝까지 책임지기로 와이프와 다짐을 또 다짐을 하였기에
열심히 이녀석을 데리고 잘 보살펴 줍니다.
제가 다행히 자영업을 하기에 가계도 늘 같이 다니고..
이제는 아파트에서도 개아빠라고 별명이 -_- ;;;;
그러다가 제가 지금 어쩔 수 없이
한달간을 못보게 되었습니다.
분리불안때문에 와이프가 출근하고 있을 주변집의 피해 때문에 펫시터에게 맏겨 놓은 상태고요..
펫시터가 2일마다 보내주는 사진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네요..
이제 겨우 2주밖에 안지났습니다.
자기전에 매일 사진을 보는게 낙이네요..
이녀석이 건강히 오래오래 살도록 늘 지켜보고
여기다가 짬짬히 성장기를 올릴려고 합니다.
키우기 전에는 재롱이 생각이 안났는데
요즘에서야 그녀석이 나를 얼마나 보고 싶어 했을까
하는 생각에 가끔 먹먹해 지기도 하네요..
쓰다보니 주제가 모호한 글이 되어 버렸지만
여기 분들 모두 참 따뜻하신 분들이신거 같아
오래 오래 우리 오월이 성장기를 봐주시고 응원 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다들 따뜻한 주말밤 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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