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을 집으로 데려다주는 길이였습니다.
갑자기 반대편 인도 쪽에서 새끼 고양이가 도로로 뛰어들어가는 것 아니겠어요 ㅜ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죽은 목숨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왕복 8차선 도로에다가 주행하는 차들도 많았고 비도 조금씩 내리고 있었거든요..
빠른 속도로 주행 중이었고, 워낙 찰나의 순간 일어난 일이라.. 차를 바로 세울 수는 없었어요.
백미러로 상황을 보니 중앙분리대 쪽에 뭐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작은 희망을 안고 급히 유턴하여 고양이가 있는 1차선으로 차를 몰아가서 비상등을 켜고 내렸습니다.
다행히도 잔뜩 겁을 먹은 채로 중앙분리대 밑에 웅크리고 있더군요.
가만히 있던 고양이가 손으로 잡으려고 하니깐 제차 밑으로 숨어버렸어요 ㅜ
트렁크에 매트를 꺼내어 깔고 살펴보니 뒷바퀴에 꽁꽁 숨어버렸답니다..
집에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지라..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뻗어 구조하려는 찰나 제 손가락을 물더군요..
피는 나고.. 장갑도 없고 차도 1차선에 비상정지 중이라 119를 급히 불렀습니다..
비도 오고 차도 막히는지 15분은 족히 기다린 것 같네요..
고양이가 빠져나와서 도망가면 차에 치일 테니 여동생 보고 지켜보라고 하고
저는 차량 후방으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119대원이 올 때까지 차선 변경 하라고 수신호를 했습니다.
119대원 두 분이서 에어탱크로 공기를 분출해서 고양이를 움직이게 하고 그물망으로 포획했습니다!
손가락에 피를 보시더니 대원들도 파상풍 주사를 맞으니 병원에 가서 꼭 맞으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근처 외과에 가서 파상풍 주사를 맞고 약국에 가서 약을 탔는데..
35,600원 + 3,300원 = 38,900원 ㅜㅜ
파상풍 주사가 이렇게 비싼 줄 몰랐네요 ㅜㅜ
퇴근시간은 아니었지만 15~20분 동안 1차선에 정지해있어서 차량 통행에 불편하셨을 텐데..
당시 황금네거리 -> 중동교 방향 운전자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구조된 고양이는 119대원 분이 데리고 갔는데 어떻게 되는 걸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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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셨네요!
그런데 아기고양이는 아마 근처풀어주는걸로 알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