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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열 감독이 연출한 <왕십리 김종분>은 50년간 왕십리역 11번 출구 앞 횡단보도에서 노점을 해온 김종분 여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팔순의 김종분은 가장으로서는 조금 경제적인 의지가 부족한 남편을 대신해 장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3명의 자식 교육을 노점으로 해서 버텨왔고 현재까지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30년 전 딸을 길에서 떠나보내고 여러 해 동안 대학을 다니면서 학생들에게 딸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은 그대로 하고요.
사실 이 작품은 고 김귀정 열사 3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라고 합니다. 그 고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가 김종분 여사고 김종분 여사의 둘째 딸이 바로 김귀정 열사입니다. 다큐멘터리는 이 사실을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고 노점상 김종분의 인간적인 모습만을 담으면서 초반을 진행합니다. 그러다 중반이 되면 김귀정 열사의 이야기가 등장하게 됩니다. 88학번 김귀정은 한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고 당시 군부 정권 시절에 대한 성토를 하며 거리로 나가 목소리를 외치게 됩니다. 하지만 진압대가 발사한 최루탄에 의해서 도망치다가 압사하고 맙니다.
영화는 이 후 성균관대 동기들의 인터뷰와 함께 현재까지 이어지는 김귀정의 추모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어머니인 김종분의 모습도 담담히 보여주고요. 딸의 잃은 슬픔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만 그녀는 딸과 같은 다른 학생들의 위해 연설도 마다하지 않을뿐더러 가장 소중한 일상을 알차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험난한 그녀의 역사이지만 하루를 제대로 살아간다는 그녀의 일상이 더욱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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