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기 질렌할 감독이 연출한 <로스트 도터>는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잃어버린 사랑>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자 모성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작품입니다.

다양한 언어학을 공부하는 대학교수 레다(올리비아 콜맨)은 홀로 그리스에 휴양을 왔습니다. 해변가에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니나(다코타 존슨)와 그의 가족들이 단체로 해변가를 차지합니다. 자기네 가족끼리 좀 뭉치겠다고 레다에게 자리를 옮겨달라고 하지만 레다는 이를 거절합니다. 서먹해진 관계였지만 시간이 흘러 니나 가족과 레다는 화해를 합니다. 레다는 사실 니나를 보자마자 그녀가 딸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고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과거가 그 모녀에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니나는 딸을 잃어버립니다. 혼란에 빠진 해변가는 딸을 찾는데 여념이 없었고 레다가 그녀의 딸을 찾아줍니다. 니나와 그녀의 가족들은 레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합니다. 그런데 레다는 니나의 딸이 애지중지하는 인형을 슬쩍합니다. 그리고 이는 중후반에 의외의 긴장감을 만들어줍니다.

한편 레다는 해변가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만들어지는데 숙소 등 전체적인 일을 총괄하는 라일(에드 해리스)와 묘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대학생 윌과도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대학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운 대화도 하고 윌이 니나와 묘한 관계가 되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또한 레다는 니나의 모습에서 15년 전 자신의 두 딸을 양육했던 시절을 회상합니다. 워킹맘으로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그녀의 모습은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습니다. 남편도 잘 도와주지 않고요. 두 딸을 키우면서 얻는 즐거움보단 괴로움, 그리고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고 싶어 하는 욕구 등이 쌓이면서 결국 그녀는 두 딸을 떠납니다. 그 사이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되는 트리거는 하디 교수(피터 사스가드)를 만나면서 부터이고요. 그는 그녀가 존경할만한 모든 것을 갖춘 남자였고, 그를 선택하면서 딸들로부터 작별을 고합니다.

<로스트 도터>는 한 인물이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서 접한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반추하는 이야기입니다. 구성은 현재와 15년 전 회상으로 이어집니다. 15년 전 회상은 니나의 현재 모습과 결부되면서 보입니다. 두 인물은 거의 평행선을 이루면서 양육의 모습과 당시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서로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두 인물은 레다의 옳지 못 한 한 가지 선택으로 인해 무너지고 맙니다. 레다의 선택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더라도 니나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어 보입니다. 아마 많은 관객들도 이엔 동의할 것 같습니다.

레다가 현재 두 딸들과의 관계를 보면 크게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떠났다가 돌아온 엄마를 두 딸은 어떻게 용서했는지 혹은 용서라는 단계는 생략되고 같은 여자로서 엄마를 이해하는 두 딸의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당대의 배우였던 잉그리드 버그만이 로셀리니에게로 떠난 모습이 왠지 겹쳐지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배우의 연기로 기억될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올리비아 콜맨은 이미 오스카를 받은 대배우로서 진행형이라면 제시 버클리는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연기를 했습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여자, 자신의 일에 대한 욕망,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등을 잘 연기해내더라고요. 다음 작품은 <멘>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벌써 기대됩니다.

잘 알려진 배우이자 제이크 질렌할의 누나이기도 한 배우 매기 질렌할의 첫 장편 연출작인 <로스트 도터>는 모성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줌과 동시에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