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세레소, 페르난도 곤잘레스 고메즈 감독이 공동 연출한 스페인 작품인 <더 패신저>는 두 감독이 겪은 경험에 상상력이 더해진 공포스릴러물입니다.

오래된 밴을 이용해 운송업을 하는 블라스코는 어느 날 세 명의 손님을 태우고 길을 나섭니다. 신앙심이 깊은 한 여성과 탑승 때부터 티격태격하는 한 모녀와 함께 이동을 하게 되는데 블라스코는 성차별적 발언 등으로 성인 두 여성의 심기를 건드리지만 앞자리에 같이 앉은 10대 소녀 마르타와의 소통이 나름 잘 됩니다.

작은 다툼이 있던 와중 길가에서 괴상하게 생긴 생물체와 함께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그를 싣고 간호사 출신인 승객 한 명이 뒷 자석에서 환자를 케어 해주려고 하는데 갑자기 공격을 하게 되고 뒷자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세 여성이 얽히고설키게 됩니다. 알고 보니 쓰러져 있던 환자는 괴생물체에게 이상 바이러스를 전염당하고 마치 좀비처럼 바뀌고 만 것입니다. 그리고 그 환자가 나머지 두 성인 여성을 공격하게 된 것이죠. 간신히 이들을 제치고 블라스코와 마르타는 도망을 치게 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괴물로 변한 엄마가 이들을 쫓아오게 됩니다.

<더 패신저>는 일종의 로드무비이자 유사 가족의 형식의 느낌까지 주는 작품입니다. 마르타는 일 때문에 자신을 이혼한 남편 그러니까 아빠와 함께 살기 위해 살던 집을 팔고 떠납니다. 심지어 그 아빠는 자신의 양육권을 포기한 사람이라 더욱 더 함께 하기 싫은 상황입니다. 어른들에 의해 온전치 않은 10대의 모습을 마르타라는 캐릭터가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한편 블라스코 캐릭터는 자신의 밴을 '베니'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의인화합니다. 다 쓰러지는 승합차이지만 차에 대한 애정은 엄청납니다.

영화는 엄마의 추격이 시작되면서 엄청난 긴장감을 안겨줍니다. 마르타는 블라스코를 아빠처럼 의지하며 엄마에게 대항합니다. 이 장면에서의 연출은 굉장히 그로테크스하고 고어적인 측면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후 둘은 모든 것이 마무리된 후 조용한 마을로 들어서는데 그들에겐 또 다른 악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전 이 이야기를 게임 콘텐츠로 만들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니'에 누굴 태울까를 선택하면서 게임의 방향성이 만들어진다면 충분히 흥미로울 것 같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