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 베르트뮐러 감독이 연출한 <세븐 뷰티스>는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나폴리의 한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어머니와 수많은 여자 형제들 중 유일한 남자인 멋쟁이 파스콸리노(지안카를로 지아니니)는 누구보다도 명예를 중요시 하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여자 형제 중 한 명이 매춘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주를 찾아가 그만 살인을 하고 맙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파스콸리노는 감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가 세상으로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이탈리아 군에 입대를 하는 것이고 그는 자원입대를 합니다.

영화는 앞서 이야기한 포주 살인, 입대를 통해 만난 프란체스코, 그리고 포로수용소의 생활, 즉 현시점과 과거를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군인일 때의 모습과 감옥 이전의 파스콸리노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포로수용소에서의 모습은 간신히 숨을 쉬고 있다고 할 정도로 병약해 보입니다. 그는 악독하기 그지없는 수용소장에게 거짓으로 사랑을 말하며 먹을 것을 취하려고 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최악을 경험합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의 독일군의 악독함을 보여주는 반면 인간으로서의 생존에 대한 가치 판단을 깊게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는 포로수용소에서 파스콸리노가 앞서 언급한 행동에도 보이지만 그가 어떤 선택을 해야만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상황에서 어떤 고민도 없이 그 선택을 진행합니다. 우리는 삼자로써 그를 비난할 수 있지만 과연 그 상황 속에서 그것이 '나'라면 과연 윤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리나 베르트묄러는 이 시대의 캐서린 비글로우와 같은 성향을 가진 연출자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여성으로서 남성 성향이 강한 이야기를 많이 연출한 감독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의 성향이 굉장히 마초적이고 남성으로서 여성을 보호하고 가족을 보호하고 명예를 중시하는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것도 생존 앞에서 무너지는데 그 모습을 영화는 꽤 긴 시간을 할애해서 보여줍니다.

고전 이탈리아 영화를 많이 본 관객이라면 주인공의 모습이 낯익을 것 같은데요. 지안카를로 지아니니는 감독의 다른 작품인 <사랑과 무정부주의>를 통해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 작품에서도 그의 연기는 탁월합니다. 엔딩 쇼트는 <살인의 추억>의 엔딩 쇼트와 맞먹을 정도로 임팩트가 있더라고요.

2차 세계대전 만큼 영화화가 많이 되는 소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현재에도 많은 나라에서 각자의 입장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1917>같은 1차 세계대전 영화도 있지만 그 만큼 2차 세계대전이 인류에게 많은 상처를 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