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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이 연출한 그의 29번째 장편영화인 <물 안에서>는 각본뿐만 아니라 촬영, 편집까지 혼자 다 맡은 작품이자 굉장히 실험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입니다.
같은 학교 출신인 성모(신석호), 상국(하성국), 남희(김승윤)는 영화를 찍으려 섬에 도착합니다. 유독 바람이 많이 불고 돌도 많은 이 섬에서 자신의 창작력을 영상으로 구현해보려는 성모는 원래 배우입니다. 그동안 알바로 벌인 전 재산 300만원을 들여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이 섬에 왔지만 제대로 된 이야기 구성조차 안 되어 있습니다.
친구이자 촬영을 맡은 상국과 학교 후배인 남희가 배우를 맡은 상황이지만 연출자가 아무런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이틀을 허비합니다. 다음 날, 해변을 바라보고 있떤 성모는 쓰레기를 줍고 있는 여성을 발견하고 그녀와 짧은 인터뷰를 합니다. 이에 영감을 받은 성모는 그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려고 합니다.
이번 작품은 이야기적인 요소보다 이미지의 실험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실내 장면에선 배우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이지만 외부 로케이션 장면은 모두 뿌옇게 블러처리가 되어있습니다. 사운드만 담겨져 있고 배우들의 얼굴뿐만 아니라 배경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뿌연 화면이 스크린에 가득 차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의 제목처럼 물 안에서의 시야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라는 콘셉트에서 이런 촬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쉽게 이해하긴 어려운 콘셉트입니다.
이야기적인 측면에선 작년에 개봉했던 <탑><소설가의 영화>처럼 점점 더 깊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줬다면 이번 작품에선 감독 스스로가 이미지적인 실험을 통해 또 다른 단계를 밟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과연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떤 시도를 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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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