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살이 많이 찐 것 같아 걱정이다.
몸무게는 재 본 적이 없어서 알 수 없지만, 확실히 요즘 살이 많이 오른 느낌이다. 예전만큼 빠르게 달리지도 못하고, 좀만 돌아다녀도 숨이 헉헉 찬다.
요렇게 봐서는 별로 티가 안나지?근데, 옆에서 보면
살이 많이 붙어서, 옆구리에 연분홍 속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뒷모습은 이것보다 더해.
엉덩이에 살이 오를 대로 올라서, 털은 흔적도 보이지 않고, 연분홍 엉덩이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어쩌다 살이 이렇게 쪘냐면, 이게 다 주인 잘못이다. 넌 왜 맨날 주인 탓만 하느냐고 욕할지 모르겠지만 그게 사실은 걸 어떡한담. 차근차근 이야기해 볼 테니 들어보길.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고슴도치는 무척 활동적인 동물이다. 하루 밤에만 4km를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까. 그래서 고슴도치 집엔 꼭 쳇바퀴를 넣어줘야 한다. 그게 운동도 될뿐더러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기 때문에.
근데 알다시피 우리 주인의 재정 상황이 매우 건전치 못하다. 지 먹고 살기에도 빠듯하니 나한테도 큰돈을 쓸 수가 없다. 여기까지는 내가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나랑 주인이랑 암묵적으로 약속을 한 게 있다. 쳇바퀴를 사줄 수 없으니, 하루 1~2시간은 나를 집에서 꺼내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게 얼마간은 잘 지켜졌다. 그날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근데 아까도 말했지만 이 사건도 주인 잘못이다. 나는 충분한 사인을 보냈음에도... 흠흠.
지난 주말에 있었던 일이다. 주인은 모처럼 여유 있게 낮잠을 퍼질러 자고 있었고, 나는 아까 말한 협정에 따라 주인이 집에서 꺼내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불 속에 들어갔다가, 더워서 나왔다가, 눈 좀 붙이러 다시 들어갔다가, 막 잠에서 깨서 나온 참이었다.
비몽사몽 걸어가고, 아니, 기어가고 있었는데 눈앞에 커다란 소세지가 나타났다. 분명 비엔나 소세지였다.
당시 내눈엔 이런게 보였다.
가까이 가서 핥짝~ 할짝~ 해봤더니 짭조름한 게 간이 잘 되어 있었다. 얼른먹어야지 하고, 입을 크게 벌려서 앙~ 깨물어 봤더니,
그게 주인 코였다.
그날의 상처.jpg
주인이 갑자기 막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서, 나도 깜짝 놀랬다. 소세지가 갑자기 소리를 내서.
아무튼, 그때 주인한테 코를 5대 쯤 맞고, 집에 들어갔는데 그날 이후로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참으로 쫌스러운 주인이다.고슴도치는 깨물기 전에 꼭 이게 먹을 수 있는 건가 확인하기 위해 핥아보는데, 그때 주인이 일어났으면 이런 사단이 일어나지 않았잖아. 그러니 주인 잘못이다. 그리고 무슨 낮잠을 그렇게 오래 자는 거냐. 그렇게 오래 자면 영원히 잠들 수 있으니까 오히려 내가 잘한 거다.
이게 다 주인 때문이다. 몰라 쳇바퀴를 사주던지...
블로그에 간혹 고슴도치 일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별로 바쁜 것도 아닌데 글을 꾸준히 쓴다는 게 참 힘든 일이네요 ㅎㅎ
coco35.tistory.com | 
등록안내
0
0
myloveim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