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땅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아이, 건이

어두컴컴한 창고 안, 역겨운 냄새가 가득한 곳..

바닥은 한 번도 치우지 않은 것 같은 배설물들이 잔뜩 쌓여있었습니다.

잠시도 숨을 쉬기 힘든 그 곳에서

비좁은 철창 안에 갇혀 기계처럼 끊임없이 출산하는 어미 개들..

삶의 공간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그 지옥 같은 곳이 건이의 고향입니다.

건이는 태어나자마자 펫샵으로 옮겨졌고, 작은 공간에 갇혀야만 했습니다.

하루 종일 유리창 너머로 자기를 입양해 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건이는 손님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다시 지옥 같은 번식장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지옥 같은 곳으로 또 다시..

또 다시 처참한 철창 안에 갇힌 건이..

그 더러운 공간에서 발정 유도제를 맞으며 암컷 강아지들과 쉴새없이 강제 교미를 해야만 했습니다.

깨끗한 물 한번 제대로 마시기 어려웠습니다.

어쩌다 한 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최소한의 사료만을 지급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다른 강아지들에게 빼앗기는 날이 많았습니다.

더러운 배변물이 쌓이고 쌓여서 피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고,

아이들의 건강상태는 날로 나빠져만 갔습니다.

특히 눈이 약하기로 유명한 견종 시츄..

건이의 눈에는 눈꼽이 잔뜩 끼어서 굳어버렸습니다.

안약 한 번 넣어주는 것 조차 기대할 수 없는 번식장이라는 공간..

건이는 눈이 너무 가려웠고, 많은 눈꼽이 쌓이고 쌓여 눈을 뜨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몸이 점점 약해진 건이는 번식장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건이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나주 천사의 집..

천만다행으로 천사엄마에게 구조되어 나주 천사의 집에 입소하게 된 건이..

처음으로 얻게 된 자유에 건이의 표정은 최고로 행복해보였습니다.

눈 상태가 심각했던 건이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한 건이에게도 희망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병원 치료와 병행하여 사랑으로 보살펴 줄 입양처를 찾았지만,

건이의 눈이 아픈 탓에 그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의 상처로 사람을 너무나도 두려워하게 된 건이..

치료를 위해 억지로 붙잡아 안약을 넣을 때 마다, 사시나무처럼 달달 떠는 건이가 안쓰럽기만 합니다.

늘 안약을 넣기 위해 사투하고 통원치료를 하고 있지만, 이미 치료시기가 늦어버렸나 봅니다.

건이의 한 쪽 눈은 점점 멀어져갔고, 이제는 이 아름다운 세상을 절반밖에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된 건이는 평생 동안 나주 천사의 집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일평생을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는 건이..

생명으로 존중받아야 할 아이는 번식 기계가 되어 처참한 삶을 살아내야만 했습니다.

건이가 남은 평생을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보살펴 주는 것 또한 인간의 책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내주신 콩은 건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눈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치료하는 비용으로 쓰일 것입니다.

상처 입은 건이의 남은 여생을 책임질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건이에게 희망의 빛을 비춰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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