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여긴 1군이잖아요.”
한화 ‘슈퍼루키’ 김서현(19)이 빼어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중고교시절 ‘에이스’ 역할을 했던 경험이 빛이 나고 있다.
최원호(50) 감독도 그 부분을 짚었다.
오히려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
김서현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계약금만 5억원을 받았다.
특급 대우다.
뚜껑을 열자 기대 대로 해주고 있다.
12경기 13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찍고 있다.
지난 12일 SSG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거뒀다.
박상원과 강재민이 연투를 한 상황. 신임 최원호 감독이 루키에게 과감하게 마무리를 맡겼다.
5-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시속 160㎞의 불같은 강속구가 일품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매력은 차고 넘친다.
최근에는 변화도 주고 있다.
슬라이더 비중을 크게 늘렸다.
타자 입장에서는 포심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변화구가 들어온다.
혼란하다.
잘 통하고 있다.
숫자로 보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보면, 4월19일 데뷔전 이후 첫 8경기에서는 포심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강속구를 가운데로 던지기만 해도 치기 어려웠다.
그러나 조금씩 분석을 당하기 마련이다.
다른 팀도 놀고 있지 않다.
그러자 패턴을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경기부터 4경기를 보면 속구보다 슬라이더의 비중이 늘어났다.
14~20일 출전한 3경기를 보면, 속구가 30%대였고, 슬라이더가 50~60%대를 기록했다.
17일 롯데전의 경우 슬라이더를 68.8%나 뿌렸다.
20일 LG전에서는 박동원을 상대로 슬라이더만 6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너무 슬라이더만 던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배합이 바뀌니 의문을 제기하는 모양새. 오히려 긍정적으로 봐도 될 부분이다.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와 김서현을 비교하자면, 김서현이 나은 부분이 그 지점이다.
속구를 던지다가 안 되면, 바로 변화구로 바꿔서 가지 않나. 투수를 오래 한 선수다.
에이스 출신이다.
힘을 때 바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5살에 야구를 시작했다.
투수로 뛰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다.
한국나이로 13살. 올해 20살이니 투수 구력이 8년째다.
꾸준헤 에이스로 뛰었다.
쌓인 경험이 꽤 된다.
김서현도 이야기를 들은 듯하다.
21일 잠실에서 만난 김서현은 “안 되는 것보다, 잘되는 것을 먼저 쓰는 것이 낫다고 본다.
어제 (20일)박동원 선배님 같은 경우는 전력분석에서 변화구에 약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슬라이더만 던진 이유다”고 짚었다.
이어 “요즘 슬라이더가 너무 많다는 말이 들리더라. 속구를 자꾸 던진다고 될 일은 또 아니지 않나.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 또한 나다.
1군은 퓨처스와 다르다.
경기를 해야 한다.
좋은 공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속구를 봉인했느냐는 말도 있더라. 그런 것이 아니다.
안 되는 것이 있으면 훈련 때 계속 연습해야 한다.
경기를 이겨야 하고,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
욕심을 낼 일이 아니다.
좋은 것을 먼저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속구가 안 되면 변화구’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능력이다.
“애초에 고교 시절부터 속구와 슬라이더의 비율이 비슷했다.
프로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것 아닌가 싶다.
슬라이더가 잘 통해서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구가 좋아지니까 유인구도 되고, 카운트도 잡을 수 있다.
아마 시절 경험이 도움이 된다.
고교 시절과 다른 것은 프로 선수를 상대한다는 점이다.
같은 야구이고, 위기는 어차피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막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신인의 패기가 엿보인다.
대신 부족함도 느끼고 있다.
그만큼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있다.
더 잘하기 위한 욕심이다.
김서현은 “필승조라고 하지만, 더 잘해야 한다.
아직 부족하다.
(정)우람 선배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
(박)상원 선배님도 그렇다.
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운드에서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많이 알려주신다.
나도 옆에서 계속 물어보고 있다.
선배님이 구체적으로 많이 알려주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서현은 “내 개인상은 전혀 관심이 없다.
아시안게임 이야기도 있지만, 예비 명단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나는 지금 한화에 있다.
팀이 첫 번째다.
우리 순위를 더 올리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부분을 위해 열심히 하고자 한다.
이것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는 올해도 꽤 만만치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물러났고, 최원호 감독이 왔다.
그래도 미래가 있다.
김서현이 대표적이다.
다른 것 없다.
팀 승리만 생각한다.
슬라이더가 됐든, 패스트볼이 됐든, 1군 선수는 일단 잘 던지고 봐야 한다.
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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