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부담 나눠진 '젊은 태극전사' 송승환 끝내기 만루포로 2연승[U-23 세계선수권]

한국 대표팀 송승환(두산)이 16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23세 이하)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려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KBSA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비를 피해 220㎞나 떨어진 곳으로 급히 이동했다.
생체 리듬이 흐트러진 오후 9시30분에서야 플레이볼 했다.
오랜 기간 아마 최강국으로 군림하던 쿠바는 여전히 강했다.
지루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송승환(22·두산)이 볼카운트 2-1에서 힘차게 배트를 돌렸고, 타구는 왼쪽 펜스 뒤에 떨어졌다.
끝내기 그랜드슬램.
한국 야구대표팀(23세 이하)이 제4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오프닝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쿠바를 4-0으로 누르고 2연승했다.
젊은 태극전사들은 왕복 여섯 시간을 오가야 하는 험난한 일정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한국은 17일 호주를 상대로 3연승에 도전한다.
쿠바전은 티엔무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대만 타이베이에 연일 비가 내려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태였다.
버스로 3시간가량 걸리는 도류 구장으로 이동해 예정보다 늦은 오후 9시 30분에 플레이볼했다.
장거리 이동 직후 경기를 치르면 정상 컨디션일 수가 없다.
그런데도 선발 노운현(19·키움)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2회초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페레즈 가르시아의 우익수 플라이 때 조세진(19·롯데)이 총알같은 홈 송구로 태그업 한 페르난데스를 잡아냈다.
위기 뒤 기회라는 격언처럼, 3회말 양승혁(23·KT)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쿠바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알바레즈 디아즈의 구위에 눌려 무득점했다.
한국은 벌떼 마운드 전략으로 쿠바의 맹공을 막아냈다.
7이닝 동안 여섯 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이 16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23세 이하)에서 송승환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 | KBSA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인 7회말. 한태양(19·롯데)이 볼넷으로 흐름을 만들었고, 양승혁이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쳐 2, 3루 끝내기 기회를 만들었다.
조세진도 침착하게 카운트 싸움을 해 베이스를 가득 채웠다.
크게 몰고온 흐름은 송승환의 그랜드슬램으로 이어졌다.
서로 조금씩 부담을 나눠진 젊은 태극전사의 패기가 만든 승리였다.
한국은 17일도 악천후 탓에 다시 도류 구장으로 이동해 오후 7시30분부터 경기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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