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알 배겼어요.”
프로야구 KT 주전 유격수 심우준(27)은 지난 17일 가슴이 철렁했다.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스트레칭과 수비 훈련을 모두 마친 뒤 마지막으로 타격 훈련을 소화했는데 하필 그때 어깨에 담 증세를 느꼈다.
왼손 힘줄 부상을 참고 뛰면서도 정규시즌을 버텨 가을야구로 넘어왔는데 정작 어이없는 일로 경기를 건너뛰어야만 했다.
5회말을 마친 뒤 잠시 그라운드에서 캐치볼을 하는 등 상태를 체크해봤으나 경기에 나서기는 무리였다.
공교롭게도 이튿날은 국군체육부대 상무야구단 체력 테스트가 예정돼있었다.
앞서 1차 서류 전형에 합격한 심우준은 테스트를 위해 경상북도 문경에 다녀와야만 했다.
소속팀의 시리즈 전적과 자신의 군 입대 이슈 등 가장 굵직한 일 두 가지가 얽힌 탓에 심우준의 몸은 물론 마음도 천근만근이었다.
심우준은 “테스트는 잘 받고 왔다.
부상을 당해서 몇 가지는 제대로 못하긴 했다”면서도 “윗몸일으키기와 악력, 배근력 등을 체크했는데 배에 근육통까지 생겼다.
다들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물을 정도였고, 달리기는 전력으로 뛰었다”고 웃었다.
웃음으로 털어내려 하지만 지금도 심우준의 어깨는 정상이 아니다.
아직도 담이 결리는 증세가 남아있고, 송구를 할 때면 퉁 튕기는 느낌이 있다.
체력 테스트를 마친 일에는 안도의 한숨을 쉬어도 답답한 내색이 남는 이유다.
심우준은 “솔직히 너무 고통스러워 힘들다.
수비는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송구할 때 오버스로를 하면 통증이 있다.
다치지 않도록 요령껏 던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경기 출전을 자처했다.
가장 중요했던 2차전서 의도치 않게 빠졌던 만큼, 시즌 내내 고생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그라운드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시리즈 시작부터 좋았던 타격감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심우준은 “다행히도 상무 체력 테스트는 잘 받고 왔다.
부상을 당해서 몇 가지는 제대로 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달리기는 전력으로 뛰었다”며 “올 시즌을 마치고 군에 입대하면 언제 다시 포스트시즌을 뛸 수 있을지 모른다.
어떻게든 끝까지 해보고 싶다”고 했다.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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