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 이병규(왼쪽 두번째)와 박용택 등 선수단이 2013년 10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한 뒤 그라운드에 도열해 씁쓸하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 | 스포츠서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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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여러모로 유리해진 것은 맞다.
긴장감과 그에 따른 체력소모가 차원이 다른 포스트시즌이다.
상대팀이 에너지를 남김없이 쏟아부은 것은 분명 호재다.
그러나 야구에서 100%는 없다.
그리고 포스트시즌만큼 분위기를 타는 시기도 없다.
승리하면 묵직하게 쌓인 피로도 금새 사라진다.
키움 혹은 KT를 플레이오프(PO) 무대에서 기다리는 LG 얘기다.
오는 24일 PO 1자천에 앞서 바람이 실현됐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은근히 준PO 5차전 승부를 기대했는데 실제로 키움과 KT는 22일 고척돔에서 5차전에 임한다.
준PO 3차전에서 승리한 키움이 준PO 4차전에서 에이스 안우진을 불펜에서 대기시키며 시리즈를 종료시키려 했지만 KT가 반격에 성공했다.
준PO 5차전에서 키움은 안우진, KT는 웨스 벤자민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이로써 LG는 PO 1차전에서 에이스를 피했다.
선발 등판 후 최소 사흘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안우진이든 벤자민이든 PO 1차전 출전은 불가능하다.
일정상 PO 3차전 출전이 유력하며 PO 시리즈 동안 선발 등판은 한 번으로 제한될 확률이 높다.
반면 LG는 1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케이시 켈리가 5차전에도 등판할 수 있다.
그런데 9년 전인 2013년에도 그랬다.
2013년 LG는 정규시즌 2위로 PO를 준비하며 3위 두산, 4위 넥센의 준PO 시리즈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준PO 시리즈는 당시도 5차전 혈투였고 덕분에 LG는 PO 1차전에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피했다.
하지만 결과는 PO 시리즈 전적 3승 1패 두산 승리였다.
PO를 앞두고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올해보다 좋으면 좋았지 안 좋을 수가 없었다.
11년 암흑기에서 탈출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2위를 확정지었다.
LG 선수단과 팬 모두 정규시즌 최종전인 2013년 10월 5일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PO는 악몽이었다.
수비 실책으로 1차전을 허무하게 내줬다.
2차전은 레다메스 리즈의 역투로 승리했지만 이후 3, 4차전도 경기력이 기대 이하였다.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고 수비와 주루플레이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상대에 밀렸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한국시리즈(KS) 진출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 2013년 10월 20일 LG는 11년 만의 가을야구에서 두산에 게임스코어 1-3으로 패하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당시 김기태(오른쪽) 감독과 조계현 수석코치, 류지현 코치 등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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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코치였던 류지현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류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 때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너무 들뜬 상황이었다.
그저 포스트시즌 경기를 한다는 데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에 집중했다.
9년 전과 달리 PO에 앞서 실전을 치렀다.
교육리그 기간을 활용해 익산에서 KT와 두 경기에 임했다.
류 감독은 “PO까지 13일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긴장감이 너무 없어도 안 되는데 이렇게 실전을 하면서 기분좋은 긴장감을 유지한 게 아닌가 싶다”며 “실전에 따른 부상위험이 있기는 하다.
그래서 익산에 가는 것을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그라운드 상태도 좋고 선수들 또한 밝은 모습으로 실전을 치렀다.
상대해준 KT와 서용빈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미소지었다.
중요한 건 결과다.
특히 1차전 결과가 중요하다.
선승을 거두면 분위기를 고스란히 이어갈 수 있다.
LG는 2014년부터 1차전을 가져간 포스트시즌 시리즈 대부분을 승리했다.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제외하면 2014 준PO, 2016 준PO 모두 1차전을 잡고 더 높은 무대에 올랐다.
반면 1차전에서 패한 시리즈(2014 PO, 2016 PO, 2019 준PO, 2020 준PO, 2021 준PO)는 모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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