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이 쓰이긴 했어요.”
프로야구 키움 투수 안우진(23)은 지난 16일 KT와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푹 쉰 덕에 구속과 구위가 정점에 달했다.
KT 야수들 사이에서는 “하나 치기도 쉽지 않겠는데”라는 말이 오갔다.
안우진은 6회까지 탈삼진 9개를 잡았다.
다시 공수교대가 이뤄진 7회 안우진은 더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투구수가 88개였다.
한계 투구수를 고려하면 한 이닝 투구가 더 가능했는데 검지와 중지 손가락에 물집이 잡힌 탓이었다.
22일 KT와 준PO 5차전 등판을 앞두고도 물집이 주된 이슈였다.
5일 동안 휴식을 취했다고 해도 물집의 영향을 완전히 지우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벼랑 끝 승부여서 관심은 더했다.
결과적으로 안우진은 별다른 문제 없이 투구를 마쳤고, 준PO 통산 최다 탈삼진 신기록(30개)을 수립했다.
팀의 플레이오프진출도 이끌었다.
안우진은 “사실 이번에도 손가락에 물집이 조금 잡혔다.
신경이 쓰이기는 했는데 아프다거나 통증이 없어서 6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안우진의 손은 이미 굳은살 천지다.
공을 쥐고 채는 손가락 부위는 살이 벗겨지고 새 살이 돋아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 탓에 울퉁불퉁하다.
정규시즌부터 같은 일을 겪어서 무덤덤하지만 살점이 터지고 뜯어져 나가는 일은 익숙하다고 하기에는 무리다.
그래도 안우진은 개의치 않는다.
마운드에서 잠시나마 흔들렸던 일도 물집 영향이 전혀 아니라는 판단이다.
안우진은 “경기 초반에 흔들린 것은 물집 영향이 아니다.
불펜 투구 때부터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고 했다.
물집보다 아찔한 일도 있었다.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았다.
잠시나마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트레이닝 파트와 팔 상태를 잠시 체크한 뒤 곧장 투구를 재개했다.
안우진은 “그냥 공에 맞은 느낌이었다.
며칠만 있으면 회복될 것 같다”며 “LG도 강팀이지만 우리도 강팀이다.
팀이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하고 분위기를 탄 것 같아서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경기 할 것 같다.
올라가서 꼭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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