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 체제 가속 페달 밟는 KIA '하이리스크 하이리턴'[SS 포커스]

KIA 김종국 감독이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T와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도열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IA가 쇄신의 칼을 빠르게 빼들었다.
300억원을 쏟아붓고도 승률 5할 달성에 실패했고,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은 일궈냈지만 한 경기만에 탈락했다.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것에 대한 책임을 코치 물갈이로 묻겠다는 의중이 드러났다.
KIA의 코칭스태프 개편 내용을 보면 지난해 부임한 장정석 단장이 육성 파트를 직접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 단장이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영입한 손승락(40)을 퓨처스 감독에 선임했다.
손 감독은 올해도 1, 2군을 오가며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진두지휘했다.
손 감독 취임과 2군 투수코치였던 정명원 코치가 1군으로 이동한 것은 젊은 투수 성장을 장 단장이 직접 지휘하겠다는 의미다.

KIA 손승락 퓨처스 감독.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쇄신이 필요한 이유는 뚜렷하다.
KIA는 세대교체가 최대 화두다.
점진적이고 안정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뤄내야 하는데, 시간이 많지 않다.
주포 최형우는 불혹을 앞두고 있고, 에이스 양현종도 30대 중반으로 접어든다.
김선빈 나성범(이상 33)도 현 수준에서 기량을 더 끌어올린다는 게 쉽지 않다.
베테랑 사총사를 제외하고는 계산이 서는 선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이들이 건강할 때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남은 시간은 길어야 2년이다.
단장이 육성을 직접 챙기는 것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
KIA 특유의 문화에 장 단장이 완벽히 녹아들지 여부가 관건이다.
타이거즈는 본능적으로 감독 중심으로 움직이려는 관성을 갖고 있다.
외부인인 단장이 선수 구성과 운영 방식을 좌지우지하면, 크고 작은 파열음이 나올 수 있다.
스탠스의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KIA 최형우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와의 경기 1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LG 선발투수 임찬규를 상대로 2점 홈런을 친 뒤 호랑이 가면을 쓰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장 단장은 시즌 중반 “새로 도입한 전력분석 프로그램인 호크아이는 선수 특성별 육성법을 정립할 수 있는 최적의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기반으로 선수들의 데이터를 추출하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가령 NC 양의지가 무심한 듯 스윙하는데도 국내 최고 수준의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호크아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양의지의 파워는 완벽에 가까운 상하체 분리와 골반 꼬임에 기인하는데, 호크아이는 미세한 동작까지 잡아낸다.
메커니즘을 분석하면 원리를 파악할 수 있어, 비슷한 습성을 가진 젊은 타자에게 접목할 수 있다.
국내 최고 외야수로 꼽히는 LG 박해민의 타구별 스타트 방법이나 방향전환 등도 같은 방식으로 분석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는 어린 선수에게 살아있는 교보재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