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세터가 이렇게 중요하다.
프로야구 두산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시즌 1차전 홈경기에서 6-4 승리를 거둬 2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6승(3패)을 수확하며 승패마진을 ‘+3’까지 늘렸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초반부터 실점이 누적돼 끌려갔다.
하지만 타선의 응집력을 내세워 차근차근 쫓아 동점을 만들더니 7회말 기어코 리드를 뺏어왔다.
9회초 홍건희가 1점을 내줬지만 리드는 끝내 지켜주지 않고 최종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방마님’ 양의지가 7회말 터뜨린 2타점 결승 적시타가 결정적이었다.
다만 그 활약의 기반이 돼준 테이블세터 허경민의 꾸준한 경기력이 소금처럼 빛났다.
올 시즌 2번 타자로만 나선 그는 정수빈과 두산의 공격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은 0.241에 머물렀지만 출루율은 이를 상회하는 0.361로 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도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며 연신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1회말에는 땅볼에 그쳤고 3회말은 볼넷으로 출루해 도루까지 얹었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아쉬움이 남을 법 했지만 5회말, 또다시 팀 공격의 선봉장에 섰다.
이유찬의 안타 후 도루로 만들어진 1사 2루에서 시원한 우전 적시타로 추격 점수를 뽑았다.
이어 망설이지 않고 2루를 훔치더니 김재환의 우전 안타에 득점까지 올렸다.
동점을 만든 5회 2개의 점수에 모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역전이 나온 7회말에 다시 맛있는 밥상을 차렸다.
순항하던 상대 불펜 김동혁을 상대로 1사 후 우전 안타로 물꼬를 텄다.
그러자 양석환-김재환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까지 판이 커졌고, 양의지가 2타점 2루타로 대미를 장식했다.
내내 밀리던 두산이 처음으로 리드를 가져간 순간이었다.
허경민의 최종 성적은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2도루다.
시즌 2번째 멀티히트, 첫 번째 멀티 도루 경기로 타율을 0.284까지 끌어올렸다.
동갑내기 정수빈이 5타수 무안타 난조를 보였다는 점에서 그의 활약은 더 반갑다.
책임감을 결과로 바꿔내 친구의 부담감도 덜어줬다.
두산은 허경민의 활약은 물론이거니와 팀 장단 11안타를 쏟아내며 기분 좋은 2연승에 성공했다.
3연속 위닝 시리즈를 향한 완벽한 발판까지 마련한, 완벽한 한 주의 시작이었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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