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민혁. 사진=KT위즈 제공 |
힘을 싣는 한 마디가 와닿은 순간, 마음을 다잡았다.
프로야구 KT 외야수 김민혁(28)이 걱정을 지우고 자신감을 채웠다.
지난달 26일, 정규시즌 개막(4월1일)을 일주일가량 앞둔 시점. 주전 중견수 배정대가 시범경기 SSG전 도중 공에 맞았다.
왼손 손등이 골절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대체카드로 김민혁을 택했다.
그런데 김민혁의 마음은 어두웠다.
그는 “(배)정대는 웬만하면 ‘괜찮다’고 한다.
이번에는 맞자마자 ‘느낌이 안 좋다’고 하더라. 골절 소식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내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잘해야 하는데 걱정이 너무 컸다”고 돌아봤다.
시범경기 13경기서 타율 0.130(23타수 3안타), 2타점에 그친 상태였다.
동갑내기 친구인 배정대와 대화를 나눴다.
김민혁이 먼저 “나 너무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배정대는 “그 불안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자. 그리고 경기에 나가서 싸우면 된다.
넌 할 수 있다”고 다독였다.
김민혁은 “정대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타석에선 내가 아닌 상대 투수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각오를 다졌다”며 “정대는 무척 어른스럽고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경험이 많고 정신적으로도 강하다.
서로를 위로해주며 힘을 냈다”고 전했다.
이강철 감독도 한 마디를 보탰다.
김민혁은 “당시 내 표정이 조금 자신 없어 보였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괜찮다.
편하게, 자신 있게 해라’라는 말을 자주 해주셨다”며 “수많은 선수 중 내게 첫 번째로 기회를 주셨다.
감사한 마음을 갖고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엄청난 훈련량으로 뒷받침했다.
밤낮 없이 방망이를 돌리고 또 돌렸다.
김민혁은 “서준영 불펜포수가 나와 친구다.
내가 훈련할 때마다, 정말 계속해서 배팅볼을 던져줬다”며 “열심히 하다 보니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모두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결과로 이어졌다.
17경기서 타율 0.344(61타수 21안타), 6타점, 출루율 0.429, 장타율 0.426, 득점권 타율 0.333를 선보였다.
리그 타율 9위, 출루율 5위다.
더불어 전 경기 출루에 성공했다.
리드오프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김민혁은 “한창 못했을 때와 지금의 영상을 비교해보면 다른 게 없다.
똑같다”며 “마음가짐의 차이가 큰 듯하다.
현재의 마음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잘하자’,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중에 이 순간을 돌아봤을 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하나라도 더 해낼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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