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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 스틸먼 감독이 연출한 1994년 작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벌어지는 각기 다른 성격의 사촌형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카고에 본사가 있는 자동차회사 소속인 테드(테일러 니콜스)는 현재 바르셀로나 지사에서 일하고 홀로 생활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촌인 프레드(크리스토퍼 에이그먼)이 예고도 없이 방문을 합니다. 항상 예고 없이 등장하는 프레드가 원망스럽지만 권태로운 생활에 그가 한편으로 반갑기도 합니다.
둘은 바르셀로나 밤거리에 나섭니다. 하필이면 애국자인 해군 장교 프레드 눈에 반미, 나토 반대 운동을 상징하는 낙서가 눈에 띠이고 이걸 굳이 지우려고 프레드는 차에서 내립니다. 그 상황에서 가장 무도회에 참석하는 마르타(미라 소르비노)를 만나게 됩니다. 이성에게 능숙한 프레드는 그렇지 못한 테드와 함께 마르타 일행과 무도회로 향합니다.
이성에 능숙하지 못 한 원칙주의자와 전혀 반대 성향의 애국자가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위트 스틸먼의 다른 작품들처럼 이 작품에서도 당시 배경이 되었던 바르셀로나의 사회적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캐릭터들이 이에 대한 생각을 열변합니다. 이 작품에서도 엄청난 양의 대화가 진행되는데 너무나 지적인 대화가 오고감으로써 많은 정보들과 캐릭터 라이징이 제대로 되고 있는 반면 후반부엔 피로감이 없지 않기도 합니다.
후반부에 어떤 사건으로 인해 테드와 프레드 관계가 갈등에서 봉합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드라마틱하게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위트 스틸먼의 작품들은 큰 사건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기보다는 캐릭터 플레이를 보는 맛이 있는 작품입니다. 당연히 이 작품도 그러하고요.
두 남자 배우의 연기 케미스트리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미라 소르비노의 20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풋풋해 보이는 캐릭터로만 예상했는데 후반부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인물이 흥미로웠습니다. 최근에 스크린에서 많이 만나지 못했는데 <마이티 아프로디테>와 같은 좋은 작품으로 다시 한 번 만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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